<훈화> 평화가 너희와 함께

2010. 4. 14. 오후 12:43:50

글자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오가는 말 중에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인사말이다.

‘안녕하세요. 식사하셨어요. 건강하시죠.’

그런데 이 인사말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사실 의미심장하다.

‘밤새 안녕하신지, 식사는 거르지 않았는지, 몸 상태는 어떤지’라는 의미가 함축 되어있는 것이다. 그만큼 삶에 대한 걱정과 생계의 어려움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말들이다.

 

그렇다면 우리 신앙인들은 어떤 인사말을 하는가? 그리고 어떤 인사말이 모범이 될까? 그것은 예수님의 모범을 따르면 될 것 같다. 예수님은 어떤 인사말을 하시는가? 오늘 복음을 살펴보면 부활하신 예수님은 처음으로 만나는 제자들에게 평화의 인사말을 건네신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마도 할 말도 많고, 가르치고 싶은 것도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단 한마디만 하신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그런데 평화의 반대말은 전쟁이 아니다. 평화의 반대말은 바로 대립, 갈등, 고통, 미움, 증오, 두려움, 시기다.

 

얼마 전 우리는 아이티의 지진을 보면서 재난의 고통과 어려움을 보아왔다. 그런데 재난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로 재난 후의 상황임을 잘 볼 수 있었다. 폭력, 기아, 질병, 무질서가 더 큰 재난이었다. 왜 그런가? 이는 자연 재해보다 더 큰 재해는 바로 인간 마음의 재해였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제자들은 모두 두려움에 싸여 있기에 주님의 평화를 모르고 있었다. 또한 토마스도 시기심과 질투 때문에 주님의 평화를 느끼지 못한 것이다.

점점 세상은 평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점점 더 평화와 멀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진정한 평화는 무엇인가? 어떤 상태인가?

전쟁이 없는 것, 기아가 없는 것, 자연 재해가 없는 것이 진정한 평화는 아니다. 우리 안에 있는 대립, 갈등, 증오, 두려움, 시기심, 미움을 없애 나가는 것이 진정한 평화일 것이다.

이 평화는 세상의 것으로는 불가능하다. 주님 안에서만 가능하다. 부활하신 주님 안에서만 가능하다. 그러기에 오늘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주님의 평화를 건네주시는 것이다. 즉 부활을 체험해야만 평화가 오는 것임을 알려주신다.

 

부활은 바로 죽음을 통해 이루어짐을 기억하자.

부활은 전적인 신뢰를 통해서만 이루어짐을 기억하자.

부활은 고통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음을 기억하자.

 

“평화가 너희와 함께.”

 

      인천교구 차혁준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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