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섭 신부] 그리스도인이란 그리스도와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한 랍비가 제자를 초대해서 함께 저녁 식탁에 앉았습니다. 랍비가 제자에게 말했습니다. "우선 기도문부터 외워라."
그러나 제자는 몇 줄 밖에 외우지 못했습니다. 다른 기도문은 물론이고 이제까지 가르친 내용들마저도 거의 외우지를 못했습니다.
랍비는 화가 나서 제자를 꾸짖었습니다. 식사가 끝나자 제자는 풀이 죽어 돌아갔습니다.
며칠 뒤 랍비는 그 제자에 관한 소문을 들었습니다.
그가 환자를 돌보아 주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많은 선행을 베풀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순간 랍비는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제자들이 모이자 이렇게 말했습니다.
“마음속 생각은 행동으로 나타나게 되어 있다네, 하지만 몇 만 권의 책을 읽어서 많은 지식을 갖고 있다하여도 마음을 경작하지 않는다면 단지 알고 있는 것에 불과할 뿐이라네.”
예수님께서는 첫 제들을 받아들일 때 그들에게 한 말은 “와서 보아라.”하셨습니다.
즉 주님의 제자가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바로 ‘주님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라는 것을 말하여 주고 있습니다.
주님과 함께 지내며 어떻게 사람들을 사랑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분이 어떻게 하느님 아버지를 찬양하고 있는지를 보고 배우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성경을 읽는 것도, 예수님에 대한 역사를 곧 그분이 무엇을 하셨고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바로 성경 안에서 주님이 어떻게 사람들을 사랑하고 하느님을 사랑하고 있는지를, 곧 참된 사람을 배우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가 성경 안에서 주님의 참된 사랑을 배워 사랑 할 줄 안다면, 우리는 우리가 하는 모든 일,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을 것이며 마음에 기쁨과 평화가 있게 될 것입니다.
17세기의 유명한 갈멜회의 수사이신 로렌스 수사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가장 분주한 시간이나 조용한 기도 시간이나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그릇 부딪히는 소리와 소음이 가득하고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내게 무엇인가를 요구하는 부엌에서도 나는 정해진 시간에 기도할 때처럼 하느님의 현존을 느낍니다.
나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프라이팬 속의 달걀을 뒤집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끝나고 더 이상 할 일이 없으면 나는 내게 일할 수 있는 은혜를 주신 그분께 내 전부를 바치는 기도를 드립니다.
나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라면 땅에서 지푸라기를 하나 줍는 일에서도 만족을 느낍니다.”
그리스도인이란 그리스도와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로렌스 수사님처럼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게 해 달라고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일하는 동안 끊임없이 하느님과 대화를 해 보십시오. 분명 그분의 우리와 함께 그 일을 하고 계심을 느끼게 될 것이며,
늘 바쁘다는 핑계로 무의식적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새로움을 선사하게 될 것입니다.
한 주간 주님과 동행하며 더 큰 사랑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일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하며 지내도록 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