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화> 꽉 막힌 사람이 되지 맙시다

2011. 12. 14. 오후 5:20:11

글자
[◆조명연신부 ] 꽉 막힌 사람이 되지 맙시다
 
우리가 가장 힘들어하는 사람은 꽉 막힌 사람입니다.
불친절한 것도 아니고,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지도 않지만, 같이 지내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들은 남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있어서 더욱 더 힘들고 답답해집니다.
예전에 텔레비전에서 기도만 하면 자신의 딸이 나을 수 있다면서 병원 치료를 거부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주변 사람들이 말을 해도, 하느님의 힘을 무시하느냐면서 딸의 아픔을 기도로만 이겨내려고 합니다.
병원에서는 지금 당장 수술을 하면 나을 수 있다고 하지만, 이 부모는 수술을 시키면 하느님을 믿지 못하는 것이 된다면서 거부합니다.
하느님의 전능하심. 분명히 맞습니다. 하느님께 대한 굳은 믿음. 분명히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 부모는 하느님의 뜻보다는 자신의 뜻을 내세우는 꽉 막힌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창조물 전체를 이용해 우리를 도와주시기 때문입니다.
즉, 이 병원 치료를 통해 당신의 전지전능하심을 드러낼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정치권에서도 꽉 막힌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당의 이익에 준해서 상대편의 말은 전혀 듣지 않는 사람들, 타협과 일치라는 말보다는 반목과 다툼이라는 말이 더욱 더 익숙해 보이는 정치권의 사람들 역시 꽉 막힌 사람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꽉 막힌 사람은 행복을 전해주지 않습니다. 반대로 불행을 전해주지요.
그래서 우리 사회를 불행하게 만드는 사람 1위로 ‘정치인’이 당당하게 뽑힌 것이지요.
성경을 통해서도 우리는 꽉 막힌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들은 바로 당시 종교 지도자들인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입니다.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 모두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잣대로만 바라보려 하기에 그들은 하느님의 영광을 발견하지 못합니다.
어떤 놀라운 일도 그들이 보기에는 하찮게 보일 수밖에 없었지요. 꽉 막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모습들을 바라보면서 우리 역시 꽉 막힌 사람이 아니었는가 라는 반성을 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진실은 유동적이며 파악하기 힘든데도, 내 자신의 말과 생각만이 진실이라고 주장했다면
내 자신 역시 꽉 막힌 사람으로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꽉 막히신 분이 아니지요.
그래서 우리들이 그렇게 많은 죄를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단죄하지 않으시고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십니다.
이러한 주님을 따르면서 왜 우리는 그렇게 꽉 막힌 사람이 되려고 할까요?
이제는 꽉 막힌 사람이 되지 맙시다.
꽉 막힌 사람은 얼핏 보면 뚝심이 있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뚝심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불행을 그리고 아픔을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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