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으로 시작

2008. 1. 1. 오전 1:26:26

글자
북경을 경유하여 두바이에 기착하여 컨베이어벨트가 내 배낭을 뱉어주기를 두어 시간. 얼굴늠 점점 달아오르고 실망감에 휩싸여 수하물 서비스센터에 신고하고야 말았습니다. 지체없이 테헤란으로 다른 항공사의 여객기로 이동해야 했기에 전화번호만 받아두고 아쉬움을 두바이에 남겨두고 몸을 실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테헤란의 허름한 호텔에 여장을 풀고 전화를 거니 통화가 되지 않습니다. 몇 번의 시도가 무산되고 운좋게 중국국제항공사의 현지 전화를 알게 되어 내일 다시 확인전화를 넣으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시작도 하기 전에 필름을 전부 날리나 봅니다. 그 밖의 나의 개인물품은 어찌할꼬?
해외여행 중에 겪게 되는 몸서리를 하나하나씩 체험하려나 봅니다.
다음부터는 기내에 반입하여야겠다는 생각이 굴뚝같습니다. 이곳에서 당장 생필품을 다시 구입하였습니다. 백달러를 필름구입에 투자하고 벌써부터 남은 여정에 충분한 여비가 될런지 걱정이 앞섭니다. 아, 첫날부터 이렇게 시련이 시작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내 배낭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요? 복잡하고 따분한 테헤란을 어서 뜨고 싶은데 거기에 발목이 잡혀 있습니다. 오늘은 예전의 미대사관터를 돌아보았습니다. 국립 테헤란대학을 밖에서 우두커니 구경하였습니다. 이란에서는 필름을 구하기가 어려울 줄 알았으나 서울의 전자상가만큼이나 거대한 규모에 최신의 디지털 기기를 진열하고 있습니다. 좀 놀랐습니다. 영어를 수월하게 구사하는 사람들도 도처에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심정적으로 반미의 최전선에 있으나 살갑지 않게 외국인을 대하는 태도나 바쁘게 돌아가는 대도시의 활기찬 분위기는 여느 이슬람 국가와 다름이 없는 것 같습니다. 눈길을 끈 것은 버스에서 남녀의 칸이 분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앞에는 남성이 뒤의 반은 여성이 앉아야만 합니다. 국립박물관의 규모나 전시 목록이 예상과 달리 소담스러워 의아스러웠습니다. 석조로 된 유물과 토기, 청동기, 모자이크, 세라믹과 유리 공예품 등이 전시되어 비교적 단조로운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아 조용한 시골 마을로 떠나고 싶은데 걱정입니다. 여권이나 다른 귀중품은 몸에 지녔기에 그나마 다행입니다.

댓글 1

  • 2008년 1월 1일 오후 1:20

    하느님께서 언제나 함께 하심을 기억하시죠 하나하나 소중한 것들일텐데 빨리 찾게 되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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