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에 담긴 영성] 엘 그레코(El Greco, 1541~1614)의
성전에서 상인들을 내쫓으시는 그리스도
(Christ Driving the Traders from the Temple, 1600) 유채, 106.3×130cm
지영현 신부 (가톨릭회관 평화화랑 관장)
<성전에서 상인들을 내쫓으시는 예수 그리스도> 작품은 1600년에 제작된 것으로 요한 복음서 2장 13절부터 22절까지에 기록된 사건들을 실감나게 보여줍니다. 웅장한 바로크 양식의 아치문 뒤로 깊은 도시 풍경이 보이고, 화면 가운데 붉은 옷을 입은 예수님께서 장사하는 사람들을 향해 채찍을 휘두르시는데, 그 얼굴에서는 다른 작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강렬한 눈빛을 볼 수 있으며, 참기 어려워 보이는 발 동작에서는 노여움이 넘쳐 흐릅니다.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말라.”하시는 예수님의 말씀과 분노를 이해하지 못하고 의아해하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질책과 비난에 의아해하는 모습도 읽어낼 수 있습니다. 지극히 신비스러운 느낌을 주는 청회색조의 바탕에 길쭉하게 과장시킨 인체 묘사와 역동적인 인물 자세, 전성기 르네상스 양식에 따라 배경 건축 등을 강조하는 기법들은 엘 그레코 작품의 대표적인 특성인 스페인 매너리즘 미술의 특징입니다.
[소공동체모임길잡이, 2009년 4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