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브란트(1606-1669, 네덜란드)는 바로크 시대의 최고의 화가이다.
그가 그린 ‘엠마오의 저녁식사’는
루가복음 24, 13-35의 말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에게 나타나신 예수님의 이야기는
크게 세 개의 장면으로 나뉜다.
첫째 장면은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 두 제자와 예수님이 동행하는 장면이고,
둘째 장면은 엠마오에서 저녁식사를 나누는 장면이며,
셋째 장면은 제자들이 엠마오에서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다른 제자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는 장면이다.
그 중 렘브란트는 엠마오의 저녁식사를 주제로 이 그림을 그렸다.
등장인물은 모두 4명이 나온다.
황금분할의 위치에 예수님이 계신다.
그분의 시선은 하늘을 향하고 있고 그분의 손은 빵을 떼고 있다.
그분은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신다.
그러자 제자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본다.
오른쪽의 제자는 깜짝 놀라 자기 앞 수건을 거머쥔 채
예수님을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다른 손으로 의자 팔걸이를 집고 일어서려 한다.
마치 예수님에게로 달려가려는 듯이.
왼쪽의 제자는 뒷모습만 보이지만 앞 수건을 든 손으로 입을 막고 있다.
마치 탄성이 터져 나오는 것을 참고 있는 듯이.
그런데 식사를 날라주는 시종의 시선은
빵을 떼는 예수님의 손에 머물러 있지 않은가?
또한 그림에서 빛이 가장 밝고 강한 곳도
하얀 식탁보와 빵을 떼는 예수님의 손이 아닌가?
그리고 식탁위의 물건들도 미사 때 쓰는 성반과 물 컵과 술잔만 있지 않은가?
그래서일까?
뒷벽의 윗부분도 하늘을 상징하는 둥근 원의 형태를 하고 있다.
그래서 건물의 실내는 마치 성당의 제대를 떠올리게 한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지금 성체성사를 제정하시는 것 아닌가?
예수님께서 엠마오의 제자들에게 땅을 떼어 주는 순간
제자들이 예수님을 알아보았듯이,
우리들도 미사 때에 성체로 오시는 예수님을 모시는 순간
그분을 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그림이 왜 왼쪽으로 치우쳤을까?
그것은 식사를 날라주는 시종의 뒤쪽에 열린 문을 자리하게 하기 위함이다.
오른쪽은 미래를 말한다.
현재 예수님께서 빵을 떼어 주는 순간 그분을 알아본 사실을
미래에 예루살렘에 있는 동료들에게 알려야 함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엠마오의 두 제자는 곧바로 일어나 예루살렘으로 향한다.
그리고 동료들을 만나 그들이 겪은 일과
빵을 떼실 때에 그분을 알아보게 된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렇다면 성체성사로 지금 그분을 만난 우리들도
엠마오의 제자들처럼 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도 일어나 우리의 삶의 현장으로 가
예수님을 만난 이야기를 동료들과 나누어야 하지 않을까?
[출처] 엠마오의 저녁식사 - 렘브란트|작성자 그림 읽어주는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