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에 지쳐 잠들지라도

2011. 11. 22. 오전 6: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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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에 지쳐 잠들지라도 제 인생을 돌아보면서 한마디로 요약해보면 크고 작은 기다림의 연속입니다. 어찌보면 기다림이 제 일상에 에너지를 주는 직접적인 원동력이 되는 거 같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맞아야 할 하늘나라를 자주 잔치에 비유하십니다. 인생을 살면서 스쳐지나간 사람들과 사물들과 재회하여 모두가 하나되어 함께 즐기는 잔치말입니다. 오늘 복음의 혼인잔치를 기다리는 열처녀의 비유도 마찬가집니다. 그런데 기다림은 지루합니다. 어떤 때는 초조하구요. 종종 들뜨게도 하지요. 기다리던 일이 예상했던 시간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현명한 사람이건 어리석은 사람이건 중간에 한순간 잠들게 되는 게 인지상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복음의 열처녀 모두가 잠들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기다림의 이유를 상실하거나 소진하지 않는 것입니다. 들러리로 뽑혀 등잔을 가지고 혼인잔치의 주인공인 신랑을 기다리던 처녀들이 잔치의 주인공이 지체되더라도 계속 등잔불을 밝힐 기름을 지니고 있는 것이 현명한 것입니다. 등잔은 모든 신앙인에게 주어졌지만, 불을 밝히는 데에 사용되는 기름은 각자가 관리해야하는 몫입니다. 누군가가 빌려주어서 해결되지 않습니다. 자녀가 병들었을 때 안타깝지만 대신 아파 줄 수 없듯이, 다른 사람 대신 화장실을 가 줄 수 없듯이, 목마른 말을 물가에 데리고 갈 수는 있지만 물은 말이 마셔야 하듯이, 기다림의 등잔에 사용되는 기름은 어디서 어떻게 준비할 수 있는지는 서로 알려줄 수는 있지만, 결국은 자기가 준비해서 지녀야 합니다. 그 기름은 선을 행하는 것, 다시말해서 하느님의 말씀, 그분의 뜻을 행하는 것입니다. 과거에 연연하거나 불확실한 미래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를 살아내는 힘입니다. 그 선이란 바로 잔치의 속성이 그렇듯이 행복과 기쁨을 나누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은 바로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증오, 이기심, 욕심이 발동하여 도무지 하느님과 이웃을 이해할 수 없고 믿을 수 없고 사랑할 수 없을 때, 내 기다림의 불을 밝힐 기름을 점검해야 합니다. 잠시 잠들 수는 있지만 본질을 상실하지는 말아야 할 것입니다. 큰 기다림 속에서 때로는 잠들지라도, 하느님과 대자연과 이웃과의 관계에서 일상을 잔치에 초대받은 사람답게 살아간다면, 인생의 마지막 날 마지막 말을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오늘 주님이 들려주시는 인생의 진정한 현명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아! 이번 주는 나의 일거수 일투족의 에너지원을 닦고 조이고 기름치며 지내고 싶습니다. -주님의 향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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