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 드릴 나의 달란트는?
시각장애인 이재서 교수님 자전 에세이 「아름다움은 마음의 눈으로 보인다」를
읽으면, 불평 불만 가득한 자아가 얼마나 부끄러운지 느끼게 됩니다.
"고난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아픔이지만 창조를 위한 기회입니다.
고난은 언제나 설명서 없이 불쑥 찾아옵니다.
하지만 설명서는 언제나 나중에 옵니다.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고난이 끝인 줄 알고 쉽게 행동하면 안 됩니다.
어떻게든 인내하고 참아야 합니다.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견뎌야 합니다.
그러면 언젠가는 기쁨과 감사로, 그 고난이 무슨 의미였는지를 말해주는 설명서를
받아 읽을 날이 올 것입니다."
이 에세이에는 15살 때 찾아온 실명(失明)을 다정한 친구로, 축복 중 축복으로
여기는 이 교수님의 특별한 인생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실명한 것에 대해 억울해 하지 않고, 원망도 않으신다고 합니다.
실명한 이후 기나긴 좌절과 고통의 세월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는
'네 가지 눈'이라는 제목의 강의였답니다.
"사람은 사물을 보는 육안(肉眼), 지혜를 터득해 가지는 지안(智眼), 마음으로
보는 심안(心眼), 종교의 힘으로 영원한 세상을 보는 영안(靈眼) 곧 신앙의 눈 등
네 개의 눈을 지니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비록 육안은 잃었지만 나머지 세 개의 눈은 정상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이었기에 겪어야만 했던 모진 난관들을 극복해 나가는 데 있어서 가장
큰 힘이 돼준것은 다름 아닌 신앙의 눈이었습니다.
육신의 눈이 아니라 신앙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니 그런대로 견딜 만하게
됐답니다.
신앙의 눈으로 바라보니 가끔씩 마주서는 절벽 앞에서도 숨을 쉴 수 있게
됐답니다.
자신에게 없는 것을 아쉬워하기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면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했습니다.
자신에게 아직 남아 있는 달란트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찾아냈고, 그것을
키워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한 이 교수님은 보란 듯이 우뚝 섰습니다.
시각장애인으로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강단에 서게 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현재 북한 장애인 지원 사업에 열정적으로 투신하고 계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각자가 받은 달란트를 모두의 선익을 위해 최대한
활용할 것을, 그래서 하느님께는 영광을 드리고, 이웃들에게는 기쁨이 되는 삶을
살아갈 것을 당부하고 계십니다.
사실 하느님 은총을 풍요롭게 하는 비결은, 우리 각자에게 맡겨진 작은 일을
기쁘게 하고 충실하게하며,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눌 때 점점 더 풍요로워집니다.
이것이 하느님 은총의 신비입니다.
-배경민 베드로 신부(금촌2동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