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올바른 이해
대구에 있는 가톨릭교회 묘지 입구에 다음과 같은 라틴어 격언이 자그마한
비석에 새겨져 있습니다.
'Hodie mihi, cras tibi'(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이는 죽은 이들이 살아 있는 우리에게 전해주는 격언입니다.
오늘은 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 무덤 속에 있으나,
이곳은 내일 살아 있는 당신이 있을 곳이기에
항상 죽음을 준비하며 최선을 다하여 인생을 살아가라는 의미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확실하면서도 가장 불확실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죽음입니다. 사람은 살아가며 여러 번 죽음을 체험합니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자기 죽음을 체험하는 것은 한 번뿐이고
사실 다른 사람의 죽음을 목격할 뿐입니다. 죽음은 당사자가 죽는 순간에
체험하는 것이지 다른 누가 대신 체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은 단 한 번 죽게 마련"(히브9,28)입니다.
교회는 죽음이 인간의 원죄로부터 왔다고 가르칩니다.
인간의 교만으로 하느님을 거스른 원죄를 통해서 죽음의 세력이 인간을 지배했으며
인간의 죄의 결과가 바로 죽음이라는 형태로 나타난 것입니다.
그러나 죄의 결과인 죽음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교의 출발점이자 우리 신앙의 원천인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사건,
곧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 사건에 비추어 보아야 합니다.
교회의 이와 같은 가르침의 핵심은 인간이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해서라는 것입니다.
죽음과 정면으로 대적한 그리스도는
죽음이 자신을 이겼다고 생각한 바로 그 순간에 죽음을 넘어섭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이것을 믿느냐?"(요한 11,25-26)
-서울대교구 김지영 사무엘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