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4일 (자) 사순 제2주일
은혜로운 회개의 여정이 시작된 지도 어느새 열흘이 지나 사순 제2주일을
맞이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거룩하게 변모하시며 당신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우리에게
미리 보여 주십니다.
이는 당신의 삶이 수난과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천상 영광의 복이
따름을 알려 주는 표징입니다.
예수님께서 다른 이들의 고통에 동참하여 몸소 밀알이 되시고 영광의 열매를
누리신 것을 되새기며 우리 또한 다른 이들을 위한 작은 밀알이 되기로
다짐합시다.
독서 <하느님께서 충성스러운 아브람과 계약을 맺으셨다.>
창세15,5-12.17-18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은 모습으로
변화시켜 주실 것입니다.>
필리 3,17─4,1<또는 3,20─4,1>
복음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그 얼굴 모습이 달라졌다.>
루카 9,28ㄴ-36
하느님께서 아브람과 계약을 맺으시며 별처럼 많은 후손과 넓은 땅을
주시기로 약속하신다.
자식 없이 늙어만 가며 나그네살이하던 아브람은 이 약속을 현실적으로 믿기
어려운 가운데서도 믿었다(제1독서).
많은 사람이 이 세상의 것만을 생각하며 그리스도의 원수가 되고 있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이들은 지상의 것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천상
영광을 희망하며 하늘의 시민답게 살아가야 한다(제2독서).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와 함께 산에 오르신 예수님께서 평소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하셨다.
이어 모세와 엘리야와 함께 당신의 수난과 죽음, 부활과 승천의 신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셨다.
이에 놀란 제자들은 곧이어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복음).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를 보며 이러한 물음을 던져 볼 수 있습니다.
'평소에도 이렇게 영광스러운 모습을 갖추셨다면 더 많은 사람이 믿지
않았을까?',
'산에서 변모하실 것이 아니라 십자가 위에서 변모하셨으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이스라엘 백성 모두가 그 순간 회개하지 않았을까?'
과연 그랬을까요?
어쩌면 모두들 믿기는 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믿었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전혀 없었을 것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오늘 복음에 등장한 베드로와 다른 두 제자는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를 보았고,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를 들었으면서도 나중에 예수님을 배반하여 뿔뿔이
흩어지고 맙니다.
곧 예수님께서 아무리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드러나신다고 해도 그것 자체가
힘을 불어넣어 주지는 않았습니다.
비록 황홀한 체험을 안겨 주셨다고 해도 신앙을 한층 굳건하게 하신 것은
아니었습니다.
멋진 예수님, 절대적 권능의 예수님, 영광스러운 예수님의 모습만 보고
사람들이 믿었다면, 그들은 그러한 예수님을 통해 삶의 고통과 역경을 이겨
낼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분 앞에서 진정으로 눈물을 흘리며 죄를 고백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주위의 보잘것없는 사람들에게 시선조차 돌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바로 앞 구절의 내용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에 대한 예고와 십자가를 지고 그분을 따라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따라서 오늘 복음에는 고통 안에서 당신의 진면목을 발견하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 부활하신 뒤의 모습은 철저한 고통과 죽음을
전제합니다.
고통과 죽음이 배제된 영광스러운 모습은 생각할 수 없습니다.
-매일미사에서-
*주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를 통해 영원의 아름다움을 봅니다.
그러나 당신은 세상의 고통과 죄악이란 수난을 거쳐 부활로 오실 것임을 알기에,
"일어나라, 두려워하지 마라."(마태 17,7) 하시는 당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세상의 안락함에 주저앉으려는 저의 나약함을 경계합니다.
참된 기쁨은 펼쳐진 오늘의 고통을 넘어선 부활에 있음을 새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