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13일 (백) 주님 세례 축일
'주님 세례 축일'은 예수님께서 요한 세례자에게 세례 받으신 일을 기념하고자
제정되었다.
주님의 세례는 예수님께서 누구신지를 드러낸 사건이다.
그러므로 주님 공현 대축일과 깊은 관련을 지니고 있다.
전례력으로는 주님 세례 축일로 성탄 시기가 끝나고, 다음 날부터 연중 시기가
시작된다.
하느님께서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으신 예수님을 '사랑하는 아들'이라고
선포하셨습니다.
이로써 단지 죄를 씻는 회개의 세례가,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새로운 탄생의 세례로
격상된 것입니다.
주님께서 세례를 받으심으로써 아버지 하느님의 뜻을 이루시고자 당신의 공생활을
시작하신 것처럼, 우리 역시 우리가 받은 세례를 기억하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자녀로서의 사명을 상기하도록 합시다.
독서 <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 그는 내 마음에 드는 이다.>
이사 42,1-4.6-7<또는 이사 40,1-5.9-11>
<하느님께서 예수님께 성령을 부어 주셨습니다.>
사도 10,34-38<또는 티토 2,11-14; 3,4-7>
복음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를 하시는데, 하늘이 열렸다.>
루카 3,15-16.21-22
바빌론 유배로 고통 받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느님께서는 이사야 예언자를
통하여 당신의 종을 파견하시겠다고 약속하신다.
하느님의 영을 받은 그 종을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과 새 계약을 이룰
것이고, 모든 민족들은 구원의 빛을 얻게 될 것이다(제1독서).
베드로는 성령의 도우심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이 하느님의 백성인 이스라엘뿐
아니라 이방인에게도 전해졌다는 것을 깨닫는다.
곧 할례를 통해 하느님과 계약이 맺어지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세례를 통하여
하느님과 새 계약이 맺어지는 것이다(제2독서).
요한이 예수님께 세례를 줄 때 이사야의 예언이 성취된다.
물의 세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성령으로 도유가 되며, 죄의 용서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아들'로 선포된 것이다(복음).
*요한의 세례는 죄를 씻는 회개의 세례입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죄도 없으신 예수님께서 요한의 세례를 받으신 것입니까?
어느 자매의 신앙 수기에 있는, '평화방송'에서 들었다는 다음의 이야기를 통해
그 이유를 헤아려 볼 수 있습니다.
"시래기죽을 먹던 시절의 이야깁니다.
어머니는 식사 시간만 되면 상을 차려 놓고 슬그머니 배가 아프다며 나가시고,
우리 여섯 남매는 시래기죽을 서로 차지하려고 얼굴도 들지 않은 채 숟가락을
부산히 움직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늘 배가 아프다며 나가시던 어머니는 자식들에게 한 그릇이라도
더 먹이시려고 상이 나올 때까지 부엌에서 애꿎은 아궁이만 휘젓고 계셨던
것입니다.
자식이 굶어도, 병들어도, 월사금을 못 내고 풀이 죽어도 어머니는 모두가 당신이
죄가 많기 때문이라고 하셨지요.
따지고 보면 전쟁 탓이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탓이고, 식구가 너무 많은 탓이고,
피난살이하던 모든 어머니의 공통된 설움이건만, 유독 어머니는 모든 것이
늘 당신의 죄 탓이라고 하셨지요.
이제 그때의 어머니의 나이가 된 지금 되돌아보면, 어머니는 사랑이 많으셔서
죄가 많은 분이었습니다.
죄가 없다는 것은 사랑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랑이 많으면 죄가 많습니다."
사랑이 많으면 죄가 많은 법이라는 말은 법률적 논리나 윤리적 논리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사랑의 논리 안에서는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죄를 당신 자신의 죄로 받아들이셨습니다.
왜 그러셨습니까?
세상을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매일미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