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자들을 위한 가톨릭 신학 33:교회의 어머니, 시온의딸2
시온 혹은 시온의 딸이라는 이름은 원래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 즉 하느님의 선택을 받고,
하느님과 계약을 맺은 구약의 하느님 백성을 가리킵니다.
동시에 '시온의 딸'은 새로운 하느님 백성의 탄생을 암시합니다.
즉 모든 이스라엘 백성이 아니라, 유배에서 돌아온 '남은 자들'과 같은 선택받은 의인들을
의미합니다.
그들에게서 새로운 하느님 백성이 나오리라 기대합니다.
구약에서 '남은 자들'은 하느님에 의해 선택된 자들이며 동시에 하느님의 구원 사업을
수행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따라서 '시온의 딸'은 하느님에 의해 선택받은 자이고,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자이며,
하느님의 공동 협력자를 지칭합니다.
초기 그리스도교는 마리아를 '시온의 딸'로 이해하고 연관시켰습니다.
이에 근거해서 오늘날 많은 신학자들은 마리아를 '참된 이스라엘', '시온의 딸로 부르게
되었고, 이 내용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 적용되어 가톨릭교회의 공식 입장이 된
것입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하느님 백성'입니다.
이 교회는 동정녀 마리아의 잉태를 통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스도교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하느님의 어머니가 보여주신 신앙적 순종의 "예!"와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구원의 주도권은 언제나 하느님께 맡겨진 것이지만,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는 인간의
자유로운 동의, "예!"(Fiat)가 요구됩니다.
마리아의 신앙과 순종이 구세주의 강생을 가능하게 했기에, 마리아의 신앙적 순종은
교회의 모습이고 방향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구약성경에서 구원론적 의미를 지닌 표현인 동정녀, 어머니, 시온의 딸
등의 호칭을 마리아에게 수여하고 부르고 있습니다.
교회의 가장 깊은 신비 역시 그리스도와 마리아의 관계를 통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교회란 무엇인가(본질), 교회는 무엇하는 곳인가(사명)에 대한 대답을 초기 그리스도교는
마리아의 동정성과 모성에서 찾았습니다.
마리아는 신앙을 통해 그리스도를 품었고, 그리스도인들은 교회 안에서 신앙과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를 품습니다.
마리아가 그리스도를 낳은 것처럼, 교회는 그리스도인들을 낳습니다.
동정녀 마리아가 오직 예수님을 바라보고 따른 것처럼, 교회는 오직 예수님만 바라보고
따라야 합니다.
동정녀 마리아가 예수님을 낳고 기른 것처럼, 교회는 그리스도인들을 낳고 기릅니다.
이처럼 교회의 본질과 사명은 오직 그리스도만을 추종하는 동정녀이자 어머니이신
마리아의 모습에서 해답을 찾게 됩니다. 하느님의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직접 몸에
품고, 함께하고, 따르는 마리아의 모습이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모범이고 원형이며
어머니의 모습입니다.
따라서 가톨릭교회는 성모님의 모습 안에서 그리스도교 신학과 신앙의 핵심을 발견하고,
성모님의 모습을 통해 그리스도와 교회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그리스도를 향한 마리아의 삶이 "탁월하고도 독특하게"(「교회헌장」 63항)
교회보다 앞서서 존재했고, 교회가 근본적으로 지녀야 하는 어머니로서 또는
동정녀로서의 모습을 모범적으로 보여준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교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이시고, 교회는 지금 그분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며,
마리아는 교회의 본질과 사명을 잘 보여줍니다.
-조한규베네딕토 신부 | 가톨릭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