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과 준비된 삶
전례력으로 보았을 때 한 해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종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계십니다.
묵시 문학적인 표현을 빌려서 큰 권능과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올 것이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의 종말에 대해서 말씀하실 때 새 세상,
더 나은 세상이 도래하리라는 것을 암시하십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종말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정작 그 날과 시간에 대해
말씀하지는 않습니다.
그 날이 언제일지 모르므로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늘 강조하시는
말씀입니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얼마나 예측 불허의 상황이 많습니까?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면 방학 기간 내내 놀다가 개악을 앞두고 숙제를
꼬박꼬박 열심히 잘한 경우에는 당당할 수 있었지만, 만일 그렇지 못한
경우라면 허둥대면서 벼락치기로 고생을 하면서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또 다른 형태의 삶을 생각해보면, 갑자기 닥친 어려움에 평소 저축이라도
열심히 한 사람의 경우라면 담담해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라면
속을 태우고 발을 동동 구를 것은 뻔한 이치이기도 합니다.
평소에 잘 해둔 것은 언젠가 급한 경우가 닥칠 때 그 빛을 발하기 마련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종말에 대한 두려움에 앞서 잘 준비된 삶을 살아야만
합니다.
착실히 준비된 삶은 그 끝이 명쾌하고 깨끗한 삶이 됩니다.
깨어 있고 준비된 삶이 된다면, 밀린 숙제 없이 제날짜에 깨끗하게
정리해 나간 그런 삶이 된다면, 우리는 주님께서 말씀하신 그 날이 언제
어떤 모습으로 닥치더라도 상관치 않고 오늘이나 내일이나 변함없는
마음으로 기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하루하루 성실한 신앙생활 해나가도록 합시다.
-이강우 클레멘스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