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처럼 부드럽게…"

2021. 10. 31. 오전 5: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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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처럼 부드럽게…"


"내 손목엔 호화로운건 없지만 난 그대로도 멋진 사람이야 건강한 몸과
건강한 마음을 가졌거든 우린 적절한 분위기에 파티에 등장해 버터처럼
부드럽게 우리를 싫어하든 좋아하든."
이게 뭔 소린가 하시겠지만, 지난 여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영어로
따라 불렀던 노래 가사 일부를 우리말로 번역한 것입니다.
이 노래 부른 가수가 누구냐구요?
놀라지 마십시오.
최근 유엔 총회장까지 공연 무대 로 삼은 우리나라 7명의 청년, <방탄소년단>
입니다.

미국, 유럽, 동남아 심지어는 남미와 아프리카에까지 두루 알려진 이 청년들이
아직 생소하시다구요?
충분히 이해 합니다.
이번 본당으로 파견되기 직전 근무했던 모 기관에서의 당시 사무실 직원들도
모두가 저보다 젊은분들 인데도 저를 이상하게 볼 정도였으니까요.

10월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는 오늘, 교회는 예수님께 다가온 율법학자
한 사람과의 대화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첫째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 이 물음에 예수님께서는 기다렸다는듯이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해야 함을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에 율법 학자의 반응이 아주 흥미롭습니다.
"과연 옳은 말씀이십니다."하며 맞장구를 치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야말로 "모든 번제물과 희생 제물보다 낫습 니다."
라고 덧붙이기까지 합니다.

이런 응대로 미루어 보면, 그는 분명 예전부터 하느님 과 이스라엘 백성의
계약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인 듯합 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바로 그 '앎'에서 이제 '구체적인 실천'이 요구된다는
사실을 간파하신 것이죠.
분명 머리와 가슴은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은데, 이젠 눈과 손
그리고 발이 머리로 알고 가슴으로 간직한 바를 세상에 하나하나 드러내
보여야 한다는 것입니 다.
하느님께서는 손뼉 치며 맞장구치고 감동하기만 하는 형식적 반응에 머물러
있지 않기를 우리에게 기대하고 계십니다.

낯설기만한 랩이지만, 가수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우리 신앙인의 입장에서
되새겨 봅니다.
세상에서 말하는 스펙이나 물질적인 재산 보유가 우리 삶의 첫째가는
목표 일수는 없습니다.
우리 각자는 하느님을 닮은, 하느님 께서 당신 아드님을 통해 기억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우리 존재만으로도 거룩하고 멋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영육 간의 건강을 기원해 주면서, 단지 그렇게 기원 하는 데만 그치는 게
아니라, 필요한 순간 애정 어린 관 심과 깊은 사랑을 직접 실천으로 드러내면
좋겠습니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를 정도로 생색내지 않으며, 공동선을 향한
노력을 세상에서 인정받든 말든 상관 없이 실천해 나갈수 있기를 바랍니다.
"버터처럼 부드럽게…" 말이죠.


-김인석 시메온 신부 (인창동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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