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세어져라, 두려워하지 마라." (이사 35,4)
마음이 불안한 이들에게 말하여라.
"굳세어져라,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너희의 하느님을! (...) 그분께서 오시어 너희를 구원하신다."
오늘 첫 독서는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이 대목은 오늘 말씀 전체의 핵심으로서 절망과 슬픔에 잠긴 백성들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내용입니다.
주님의 말씀에 충실하지 않았던 이스라엘 백성은 이민족의 침략으로 나라를 잃고
이국땅에서 유배 생활을 하게 됩니다.
먼 나라로 끌려가면서 그들은 언제 다시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역경의 시간이 끝나고, 꿈에 그리던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하느님 백성은 귀향의 행복을 이렇게 노래합니다.
"그때에 눈먼 이들은 눈이 열리고, 귀먹은 이들은 귀가 열리리라.
그때에 다리저는 이는 사슴처럼 뛰고, 말못하는 이의 혀는 환성을 터뜨리리라.
광야에서는 물이 터져 나오고, 사막에서는 냇물이 흐르리라.
뜨겁게 타오르던 땅은 늪이 되고, 바싹 마른 땅은 샘터가 되리라."
오늘 복음에서는 사람들이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옵니다.
그리고 손을 얹어 낫게 해 달라고 청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손가락을 그의 두 귀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손을
대셨습니다.
그러고 나서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쉬신 다음, "에파타!"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바로 혀가 풀려 말을 제대로 하게 되었습니다.
침은 물과 피, 술과 기름처럼 치유하는 힘이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을 올려다보시며 기운을 얻으시고, 한숨을 내쉬시며 그 기운으로
병마를 물리치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지켜본 사람들은 저마다 감탄했습니다.
"저분이 하신 일은 모두 훌륭하다.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말못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시는구나."
일찍이 이사야 예언자가 터뜨린 감격의 탄성이 예수님의 기적을 목격한 사람들에게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민족의 억압 아래서 사람답게 살지 못했던 그 옛날의 유다인들이 하느님의 은총으로
쇠사슬과 멍에를 벗어던지고 구원의 기쁨을 얻었듯이, 이제는 귀먹고 말 더듬던 이가
예수님의 은총으로 어둠과 단절에서 벗어나 사람답게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많은 단절과 제약 속에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요즘,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은 우리에게
큰 힘과 위로가 됩니다.
마음이 불안한 이들에게 말하여라.
"굳세어져라,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너희의 하느님을!
그분께서 오시어 너희를 구원하신다."
-이승익 아우구스티노 신부 (후곡 주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