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11일 주일 (녹) 연중 제15주일
입당송-시편 17(16),15 참조
저는 의로움으로 당신 얼굴 뵈옵고, 당신 영광 드러날 때 흡족하리이다.
말씀의 초대
아모스 예언자는, 주님께서 양 떼를 몰고 가는 그를 붙잡으시어, 이스라엘에게
예언하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 자녀로
삼으시기로 미리 정하셨다고 알려 준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고,
둘씩 짝지어 파견하신다(복음).
오늘의 묵상
여행을 떠나려고 짐을 싸다 보면 가방이 언제나 작게 느껴집니다.
필요한 물건을 하나씩 챙기다 보면, 어느새 빈 공간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제는 여행에 무엇을 가지고 갈지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놓고
가야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여행 가방 앞에 우두커니 서서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따져 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새로운 여행을 떠나십니다.
여행에 앞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이 여정에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 주십니다.
예수님과 함께하는 이 여행은 '머물기 위한 여정'이 아니라 '떠나기 위한 여정'
입니다.
그래서 가벼워야 합니다. 많은 것을 가지고 있으면, 머무는 동안 더 가지려고
집중합니다.
다른 사람을 바라보고 그들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채우려고 집착합니다.
짐이 가벼우면 쉽게 떠날 수 있습니다.
나의 울타리, 습관, 행동 방식, 소유와 집착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쌓여
무거워지고 챙겨야 할 것이 많아지면 떠나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짐 꾸러미를 가볍게 만들라고 말씀하십니다.
길을 떠날 때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지니지 말라고 하십니다.
우리도 지금 예수님과 함께 떠나야 합니다.
자신을 묶어 두었던 것으로부터, 자기가 선택하고 결단하였다고 생각한
것들로부터, 그러한 선택과 결단을 요구하는 세상으로부터 떠나야 합니다.
너무 많은 것을 그대로 지니고 간다면, 또 다른 집착에 허덕이며 살게
될 것입니다.
짐을 가볍게 하고 예수님과 함께 떠나는 길은 세상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닌,
그 중심으로 향하는 여정입니다.
그 안에서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머무는 가운데 하느님 나라를
발견합니다.
버리고 떠나 봅시다.
그러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매일미사 (최종훈 토마스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