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나라를 무엇에 비길까?
오늘 복음의 내용은 하느님 나라에 관한 두 가지 비유입니다.
먼저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땅에 뿌려져 저절로 자라는 씨앗에 비유하십니다.
우리는 씨앗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분명히 싹은 트고 자라서
열매를 맺고 수확의 때를 맞이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나라도 그 성장 과정을
우리가 매 순간 확인할 수 없지만, 끊임없이 완성을 향해 확장되고 있는 것입니다.
씨앗이 자라나는 과정을 조바심내지 않고 지켜볼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듯이
우리 가운데 시작된 하느님 나라의 생명력을 신뢰하며 긴 호흡으로 그 완성을
기다리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하느님께서 분명히 일하고 계시다는 확신과 믿음만이 우리가 피할 수 없이
만나게 되는 삶의 역경과 고난, 유혹의 순간에도 길을 잃지 않게 하고,
우리를 내적인 평화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를 겨자씨가 크게 자라나는 것에 비유하여
말씀하십니다.
겨자씨는 좁쌀보다 작아서 눈에 잘 띄지도 않지만, 땅에 뿌려져 자라나면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 가지들을 뻗어 그 그늘에 새들이 깃들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합니다.
겨자씨의 왜소함과 그 겨자씨가 성장한 이후의 풍성함이 대조되어 놀라움을 자아내듯,
거스를 수 없는 하느님 나라의 역동성은 우리의 모든 기대를 넘어서는 엄청난 성장과
결실을 가져옵니다.
그 시작이 비록 작은 겨자씨처럼 우리의 눈에 미약해 보일지라도 하느님의 다스림은
결국 놀라운 위력을 드러낸다는 것이 예수님의 확신과 약속의 말씀입니다.
하느님 나라를 이루고 완성하시는 분은 우리가 아니라 하느님이십니다.
그래서 하느님께 희망을 둘 때, 지금 당장은 작고 초라하게 느껴지는 우리의 신앙도
하느님의 다스림을 통해 변화되고 성장하여 충만한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되고 성장하지 않을 때 우리는
불안해하며 하느님께서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심하면 신앙에 회의를 품기도 하고, 결국에는 냉담한 마음을 갖게 되기도
합니다.
하느님 나라의 성장 과정을 여유 있게 지켜보지 못하는 태도에서 비롯한 결과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이미' 우리 가운데 시작되었지만 동시에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자라나는 씨앗의 변화를 매 순간 확인할 수 없지만 그 성장이 멈추지 않고 진행되듯이
하느님의 다스림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분명히 작은 겨자씨가 놀랍게 성장하듯, 장차 때가 되면 우리 가운데
그 큰 위력을 드러낼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를 복음, '기쁜 소식'으로 우리에게 전해주신 예수님께 신뢰와 희망을
두어야겠습니다. 아멘.
-유승록라우렌시오 신부 | 등촌1동성당 주임 겸 17지구장
“땅이 저절로 열매를 맺게 하는데, 처음에는 줄기가, 다음에는
이삭이 나오고 그 다음에는 이삭에 낟알이 영근다.”(마르 4,28)
푸르름이 좋았습니다.
한 처음 땅을 만드시고 축복을 내리신 하느님의 숨결을 느낍니다.
그 대지 위에 작은 씨앗 되어, 돌밭과 가시덤불에서도 보이지 않는 그분의 자비로운
숨결과 깊은 사랑이 현존하고 계심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신 닮은 무한한 사랑으로 서른 배, 백 배 열매를 맺기 위해 늘 감사하고 베풀며,
기쁘게 살아가고자 다짐해 봅니다.
박준순 가브리엘라 | 가톨릭사진가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