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소금
복음을 묵상하고, '나에게 소금 같은 사람들은 누구였던가?'
'나에게 빛과 같았던 이들은 누구였던가?' 뒤돌아보면서 그들의 모범이
지금의 나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해 주었음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중요한 축구시합에서 심판도 모르고 넘어간 반칙을 솔직하게 고백하던
친구의 작지만 그러나 놀라운 정직함에서부터, 자신의 삶을 모두 바쳐
판자촌 철거민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아이들을 가르치시던 분의
삶에 이르기까지. 나이는 어리지만 옳고 깨끗하게 살려던 후배의 모습부터,
암으로 고생스럽게 투병하시면서도 불우한 청소년들을 그토록 아끼시던
노(老) 선교사 신부님까지. 그 장소 그 순간에 빛나던 그분들에 대한 기억은
소중한 보석이 되어 제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
그러면서 묻게 됩니다. 나는 과연 그 누군가에게 빛과 소금 같은
존재가 되어 주었던가?
우리는 누구나 예외 없이 예수님으로부터 이 세상에서 빛과 소금과 같은
존재로 살아가라는 사명을 받고 파견된 신앙인들입니다.
그동안 나는 내 주위에 빛을 밝히고, 누군가의 절망에 희망의 빛을
가져다주었나요?
이 세상에 녹아들어가 맛을 내고 썩지 않도록 하는 소금의 역할을 하며
살아 왔나요?
지금의 내 모습은 혹시 짠 맛을 잃은 소금이 아닐까요?
우리는 이 세상에서 진정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하는 교회 공동체 본연의 모습을
초대 교회의 모범에서 보게 됩니다.
가진 것을 모두 서로 나누고 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복음을 전하는
그들의 빛나던 복음의 기쁨을…. 세상 사람들은 모두 그들을 부러워하며
그들의 일원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들은 진정으로 하느님의 빛을 밝히고 하느님의 맛을 내는 이들이었습니다.
사목 중에 가끔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이들을 만납니다.
크게 사고를 당했거나 큰 병에 걸린 이들 중에 사정이 너무 딱한 이들이 있어,
이에 대해 공지를 하면 참으로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시곤 하셨습니다.
초대 교회의 모습처럼….
직접 병원을 찾아가 위로하고 건강식을 챙겨 주시던 분 들,
봉사할 기회가 오면 열일 다 제쳐놓고 앞장서시던 분들.
그분들 덕분에 많은 이들이 따뜻한 사랑의 온기를 느끼며 다시금 용기 내
살아갈 힘을 얻게 되었고, 때로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곤 했습니다.
혹은 본국으로 돌아가 세례 받았다거나 그곳 신부님, 수녀님들을 찾아갔다는
소식을 전해오기도 합니다.
각자 어느 위치에 있든,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빛과 소금으로서의
빛나는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뚤어지고 뒤틀린 이 세대에서 허물없는 사람, 순결한 사람,
하느님의 흠 없는 자녀가 되어, 이 세상에서 별처럼 빛날 수 있도록 하십시오."
(필리 2,15)
-김영삼(요셉) 신부(수원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