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선하신 뜻
오늘 복음 말의 시작은, 파견에서 돌아온 제자들의 보고를 받은 예수님께서
드리는 감동 어린 감사의 기도입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마태 11,25-26)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다'고 드리는 이 감사의 기도는
제자들을 통해 하느님 나라 선포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했다기보다는
오히려 그 모든 것이 아버지께로 부터 '선물'로 주어졌다는 사실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감사의 참된 동기는, 모든 사람이 예수님 당신께 문을 닫고 있을 때
그분의 신비를 이해하도록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주시는 분이 아버지시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가끔 우리는 구체적으로 신앙생활을 해나가면서, 내 안에서, 우리 안에서,
세상 안에서,
"하느님의 선하신 뜻"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 수 없어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곤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말을 통해서 알게 됩니다.
어떠한 부류의 사람들에게서 그 뜻이 이루어지는가를 보다 선명하게
감지하게 됩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바로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3)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 때문에 다른 모든 것을 뒤로할 수 있는
마음의 소유자입니다.
이들은 고생하며 무거운 짐으로 비틀거릴 때마다 주님께 다가가는
사람들입니다.
주님은 그들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그리고 이르십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 11,29~30)
그렇습니다. 주님께서 당신의 십자가를 걸머지신 방식대로
내가 나의 십자가를 지면, 나의 영혼은 평화를 얻습니다.
왜냐하면 주님의 멍에는 겸손과 온유로 짜기 때문입니다.
우리 중 많은 사람이 온유함을 잃어서 삶의 무게에 짓눌립니다.
우리 중 많은 사람이 겸손을 잃어서 주고받은 상처가 큽니다.
우리 중 많은 사람이 주님의 초대에 응하지 않아, 삶을 그토록 무거워하며
허덕입니다.
이는 지난날 우리들의 구체적인 삶의 내용들이 증명합니다.
주님께서는 겸손하고도 온유한 마음을 잃지 말라고 나를 당신의 곁으로
초대하십니다.
이 초대에 매일 매일 응하는 사람들,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선하신 뜻'이 이들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이들을 통하여 '하느님의 선하신 뜻'이 세상에 퍼져 나갑니다.
화답송의 한 부분입니다.
"주님은 말마다 참되시고, 하시는 일마다 진실하시네,
꺾인 이는 누구라도 일으켜 세우시네."
-홍성만 미카엘 신부 (서울대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