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필연

2017. 7. 10. 오전 6:22:51

글자

 

고마운 필연

 

 

'세계 속의 우연성 속의 필연성'이라는 말이 있다. 세계 속의 수많은 일들은 우연한 것 같지만 뒤돌아보면 다 필연 이라는 말이다. 한 가지 예로 달은 크기가 태양보다 400배 작지만, 거리상으로 400배 떨어져 있기 때문에 크기가 같게 보이고, 그 결과로 개기일식이 생겨났다. 다른 은하계 에서는 이런 일이 없다고 한다. 이 달 때문에 우리 인류는 엄청난 수혜를 입는다. 밀물과 썰물로 인한 조력발전과 갯벌로부터 얻는 많은 것 뿐만이 아니라, 달이 브레이크 역할을 해주어 지구 공전 속도가 점점 빨리지는 것을 막아 주고 있다. 이런 달이 없다면 지구는 매일매일 해일과 강풍에 어마 어마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이 엄청난 브레이크 장치 덕택에 우리 인류는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고마운 필연인가. 이러한 달과 같은 필연적인 존재가 바로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김대건 신부님이 아닌가 한다. 만일 김대건 신부님이 15살 어린 나이에 중국까지 힘들어서 안가겠다고 생떼를 부렸다면 어땠을까. 중국 유학시 절 아버지 김제준 이냐시오의 순교 소식에 너무 슬픈 나머지 학업을 중도에 포기했다면 어땠을까. 신부 된지 일년도 안 되어 붙잡혀서 고문당할 때, 각종 언어들을 총망라 하고 있던 김대건 신부님의 능력을 비범하게 본 관리들이 신부님한테 땅도 주고 벼슬도 줄테니 제발 배교만 해달라고 했을 때 정말 주님을 저버렸다면 어땠을까. 우리 한국천주교의 역사는 그 시작부터 부끄러움과 수치의 역사가 되었을 것이다. 그 어디에 대고 정의와 사랑을 얘기할 수 있을까. 그런데 고맙게도(?) 신부님은 당당하게 이렇게 외치신다. "싫소. 나는 천주교가 참다운 진리의 종교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결코 천주교를 배반할 수 없소. 차라리 날 죽이시오." 우연은 없다. 신부님의 주님께 대한 강인한 믿음과 소신은 필연적으로 저런 고백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리 재물이 좋고 권력이 좋아도 주님만큼 좋을수는 없는 법이리라. 필연은 또 다른 필연을 낳게 된다. 첫 번째 신부님의 모범은 우리 모든 사제와 신앙인들에게 항상 귀감이 될 것이다. 우리 또한 필연을 생각하자. 내가 우연히 이 세상에 나온 것이 아니다. 주님께서 나를 사랑하시고 인류를 사랑하시기에 나를 이 세상에 보내신 것이다. 내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고마운 필연이 되기를 바라시는 주님의 염원으로 우리 모두는 필연적으로 이 땅에 태어난 것이다.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말자. 주님께 송두리째 내어 맡길 때 우리는 분명히 그분의 필연을 따라가게 될 것이다. -김부섭 실베스텔 신부 (중산 협력사목)-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기도.묵상 글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