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신부님, 에스텔이 하느님 품으로 갔어요."
어젯밤 문자를 받았다.
중산지역에는 요양원들이 많은데, 그 중에는 특별히 말기 암환자들을 위한
요양병원도 있다.
와서 미사 해달라는 요청에 성당 신부들은 상의 끝에 서로 돌아가면서
미사를 하고 있다.
그 요양병원에 아주 열심한 암환자 청년이 있었다.
암환자들 중에 신자들을 모아서 기도 모임도 열고 성서 공부도 열심히 하는
그런 청년이었는데 어젯밤 세상을 떠난 것이다.
가슴 한켠이 시리다.
그래도 같이 미사도 하고 식사도 하면서 얘기 나누었던, 그래도 잃은 것보다는
얻은 추억이 많기에 애써 위로를 해본다.
그래 이젠 아픔없는 저 세상에서 주님과 함께 더욱 기쁜 나날들이 되기를.
오늘은 민족화해와 일치를 위해 기도하는 날이다.
세계유일의 분단 국가. 이제는 반세기도 훌쩍 지나가버렸다.
어렸을땐 이제 조금만 있으면 통일이다,
통일이다 했는데, 참 요원하기만 한 것 같다.
두 사람이 마음을 모아 기도하면 주님께서 이루어주신다고 했는데, 혹 더많은
사람이 통일 안되도록(?) 바라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실제로 어떤 세속 사람들은 우리가 원조해준 것이
모두 다 군에 들어간다고 하면서 더 이상 도와주면 안된다고도 한다.
어떤 심보에서 그런 얘기들을 하는걸까.
정말 식량이 군대로 들어간다면 국제기구에서 그걸 알고도
계속 북한을 도와주었을까?
UN은 그런 걸 확인도 안했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불쌍한 북한 주민들에게 식량이 돌아가는 것을 직접 확인하는 절차 속에
지원되어 졌을 것이다.
요즘 들어 '가짜뉴스'라는 것이 많이 있어 왔다는 말을 들었다.
예전에도 그런 '짝퉁 찌라시'들이 많이 돌았을 것이다.
통일이 안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그랬으리라.
자기들만의 부를 위하여 혹은 영원 권력을 위하여.
이산가족 1세대들이 많이들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이제는 2세대, 3세대들이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자기네들 윗세대들의 상실감과 가슴 속의 한을 알까?
부모 형제들과 생이별을 당하고 낮선 땅에 정착해야 했던 그들의 눈물을
보았을까?
어느덧 옛날이 되어버렸던 TV 속의 이산가족들이 눈물로 서로 껴안고
서로의 이름을 부르면서 상봉하던 장면을 그들도 보았었을까?
같은 동포가 힘들어 주저앉아 세상에 대한 원한 섞인 시선으로 세상을 보려할 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한단 말인가.
주저없이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워줘야 한다.
세상은 꼭 그런게 아니라고 말해줘야 한다.
같이 가자고.
별이 바람에 스치우고 있다.
모든 건 하나 둘 떠나기 마련이다.
마지막 잎새에도 사랑과 배려의 마음으로 바라봐 줘야 한다.
일치하자.
그리고 다양성을 인정할 줄 아는 미덕을 가지자.
-김부섭 실베스텔 신부(중산 협력사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