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와 사랑의 율법
"두 여인이 있었습니다.
두 여인은 굉장히 사이가 좋아서 사람들의 부러움을 살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소한 일로 다툼이 벌어졌습니다.
차츰 언성이 높아지고 분위기가 싸늘해지더니, 그 날 이후로 두 여인은
서로가 서로를 피했습니다. 두 여인은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먼저 나에게 와서 용서를 빌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 전에는 결코 먼저 다가가지 않으리라.'
그렇게 세월이 한참이나 흘렀습니다."
우리도 이런 경험을 수없이 가졌을 것입니다.
그때 조금 더 너그러운 마음을 품었더라면 지금까지 좋은 관계를 가졌을 법한
인연도 많았을 겁니다.
우리가 그때 용서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용서하는 사람이며, 역으로 용서를 베푸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이처럼 용서는 사랑의 다른 이름입니다.
참된 사랑은 되돌려 받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저 섬기고 내어주며 나누는 것에 기쁨을 느낄 따름입니다.
"우연한 자리에 이 두 여인이 함께 피정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두 여인의 가운데 자리에는 두 여인의 관계를 잘 알고 있는 어떤 여인이
앉았습니다.
그런데 신부님의 피정 강의 말씀이 용서와 화해였습니다.
가운데에 앉은 여인은 말없이 양 손으로 두 여인의 손을 잡고 두 여인의 손을
하나로 합쳐 주었습니다.
두 여인의 눈에서는 한없이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용서하지 않으면 우리의 마음은 차갑게 식어 버리고, 메말라 버립니다.
영혼에 가시가 돋아 영혼을 찌르고 병이 들기 시작합니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힘겹습니다.
용서는 우리의 마음에 온기와 생기를 주고, 상처를 치유해 주며 삶의 활력을
주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미움과 증오의 굴레가 아니라, 자유의 날개를 달아 주는 것입니다.
나를 위해서도 그를 위해서도 우리는 용서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 참되게 사랑하며 생을 살아가는 사람은 그만큼 용서도
쉽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사랑으로 행동하기를 바라십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세상의 법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말하지만,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여라.
네 형제에게 다가가서 먼저 화해를 청하여라.
네 형제와 평화와 일치를 이루고, 진리 안에서 참되고 순수한 관계를 맺어라.
만일 네가 이렇게 행한다면 어떠한 악도 너를 차지하지 못할 것이다."
사랑이 없이는 어떠한 용서도, 참된 그리스도교 공동체도, 참된 신앙도
없습니다.
모든 율법의 완성은 바로 사랑의 율법입니다.
사랑의 율법이야말로 하느님의 율법이며, 삼위일체 하느님의 율법입니다.
-정재호 안드레아 신부(대화마을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