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우보(虎視牛步)
벌써 2015년 달력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교회력으로도 이제 두 주를 남기고 있습니다.
마지막을 보내며, 오늘 들은 복음 말씀은 종말에 관한 말씀입니다.
'언제인지 모르는 그날, 사람의 아들이 큰 권능을 떨치며 이 세상에 올 것이다.
이런 일이 있기 전에 전조현상이 일어날 터인데 너희는 그것을 잘 알아차리도록
항상 깨어 있어라.'
성서에서 이야기하는 종말은 절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렇게도 기다렸던 예수님이 다시 오시는 희망의 날입니다.
그리고 그때는 아무도 모르는 어느날입니다.
때를 모르는 종말을 잘 맞이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이미' 와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느님의 나라를 잘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虎視牛步(호시우보)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떠올린 한자성어입니다.
'호랑이의 눈으로 보고, 소처럼 걸어가라'라는 뜻입니다.
호랑이는 멀리 봅니다.
그리고 예민하게 봅니다.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먹잇감을 예리하게 관찰하는 눈을 가졌습니다.
우리 신앙에도 이러한 호시(虎視)가 필요합니다.
그분이 오시는 작은 종말의 전조를 볼 수 있는 호랑이의 눈을 가져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많은 표징들을 주십니다.
수없이 많은 일들과 관계 속에서 하느님은 나에게 말씀을 건네고 계십니다.
붉은빛의 가을은 나에게 겸손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풀 죽은 친구의 표정은 나에게 따뜻한 손길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나의 가시 돋친 말은 나를 내면의 성찰로 인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호랑이의 눈으로 우보(牛步) 해야 합니다.
황소처럼 천천히 하지만 멈추지 않고 가는 것이 신앙의 길입니다.
牛步千里(우보천리)라 했습니다.
느린 황소의 걸음이지만 멈추지 않는 걸음은 천리를 갈 수 있다는 말입니다.
천리의 끝자락에 구름을 타고 오시는 희망의 종말이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가 있을 것입니다.
-박병주 세례자 요한 신부(안식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