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과 악령을 구별하는 법, 겸손
찬미 예수님!
복음은 회당에서 악령을 쫓아내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전해줍니다.
우리 주변에는 악의 세력들이 맴돌고 있습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달려들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마치 자신들만 정의로운 것처럼 정의를 외칩니다.
자신들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인 것처럼 사랑을 외치며 교회를 비난하고,
지도자들을 비난합니다.
자신들이 정의롭지 못한 것은 보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이 잘못한 것만을 침소봉대합니다.
'교황님이 다녀가셨는데 왜 한국 교회는 바뀌지 않느냐?'고
외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 정도로 교회가 바뀔 것 같으면,
우리 교회는 수도 없이 탈바꿈해야 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셔서 수난 받고 죽음을 겪으셨는데도
세상은 그렇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자신은 바뀌지 않고,
다른 사람더러 바꾸라고 해서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과 교회를 변화시키려면 자신부터 사랑을 실천해야만
사랑의 교회가 됩니다.
자신은 하지 않고 다른 사람더러만 요구하는 것은 성령을 받은
사람들의 자세는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때로는 악령이 성령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성령운동을 하는 어느 사제였습니다.
그는 자신을 최고의 영적 지도자로 자처하였습니다.
그 순간 저는 그가 성령을 받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십자가의 성 요한이 활동하던 시대였습니다.
어느 수녀가 자신의 영적 체험을 영성의 대가이신 십자가의 성 요한이
알아주기를 바랐습니다.
끈질기게 요청하는 바람에 요한 신부님은 수녀님의 체험을 글로 적어
보내라고 허락했습니다.
그리고 그 글을 읽고서 말씀하셨습니다.
"아니, 하느님을 체험한 사람이 어떻게 겸손하지 않느냐?
이것은 영의 체험이 아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을 체험하거나 신비를 체험한 사람은 겸손할 수밖에 없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은 신비를 체험한 후 저술 작업을 중단하였습니다.
자신이 체험한 하느님의 신비에 비하면 자신이 언급한 하느님에 관한
모든 진술은 '지푸라기와 같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겸손이 신비체험의 영적 식별의 가장 기초적인 기준입니다.
자신이 먼저 합시다.
그리고 겸손 합시다.
그것이 우리에게 악령이 다가오지 못하게 하는 한 가지 방법임에
틀림없습니다.
-조규만 바실리오 주교(서울대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