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2일 사순 제5주일
오늘은 사순 제5주일입니다.
예수님의 '때', 그분께서 십자가에 높이 달리시어 모든 이를 당신께로
이끌어 들이실 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주님의 십자가는 자기 목숨을 버리는 이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구원의 자리입니다.
밀알처럼 죽어 많은 열매를 맺도록 우리를 부르시는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기 위하여, 오늘도 예수님의 십자가를 바라봅시다.
독서 <나는 새 계약을 맺고 죄를 기억하지 않겠다.>
예레 31,31-34
<예수님께서는 순종을 배우셨고,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
히브 5,7-9
복음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요한 12,20-33
하느님께서는 새 계약을 약속하신다.
시나이에서 맺었던 계약을 이스라엘이 깨뜨렸어도, 하느님께서는 계약을
다시 맺어 주신다.
새 계약은 하느님의 용서를 전제하기 때문에 영원히 깨지지 않는다(제1독서).
예수님께서 맺으신 새 계약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 새 계약은 예수님께서 수난하심으로써 맺으신 계약이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하느님께 순종하심으로써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다
(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수난을 앞두시고 괴로워하시며 아버지께 기도하시지만,
당신의 죽음을 피하려 하지는 않으신다.
당신께서 바로 이 일을 위하여 세상에 오셨고, 당신의 죽음을 통하여
많은 이가 구원을 얻게 될 것을 아시기 때문이다(복음).
*예수님의 삶은 씨앗과 같은 삶, 죽어 열매를 맺기 위한 삶이었습니다.
히브리서에서는 예레미야서에 예고된 새 계약을 예수님께서 이루셨다고
강조하는데(히브 8장 참조), 그 새 계약이란 예수님께서 대사제로서
당신 자신을 제물로 바치심으로써 이루어진 계약을 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이 새 계약을 위해서 오셨고, 고난을 통하여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
이것이 오늘 독서와 복음에서 예수님의 죽음에 대해 말해 주는 내용입니다.
여기까지는 명확합니다.
그런데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죽음만이 아니라 당신을 따르는
이들의 죽음에 대해서도 말씀하십니다.
당신을 따르려면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요한 12,25 참조).
결코 쉽지 않은 말씀입니다.
경쟁 사회, 아이들 땅따먹기 놀이를 하듯이 조금이라도 더 많이 가지고
더 커지려고 애쓰는 세상, 남들보다 늘 우월적 지위를 누려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세상. 자기 목숨을 버려야 한다고 말하면 제발 세상모르는 소리를
하지 말라고 핀잔을 들을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복음을 바꿀 수도 없고, 예수님의 삶을 바꿀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따라 산다고 하면서 '나'라는 밀알 하나를 보전하는 것에 최고의
가치를 두고 살 수는 없습니다.
복음대로 살기 위하여 '나'를 미워할 수 있을 때, 사랑과 정의와 평화와
같은 가치들을 위하여 내 이익을 포기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그리스도인이 됩니다.
-매일미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