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따라라
공생활을 시작하시는 예수님께서는 당신과 함께 할 제자들을 부르십니다.
"와서 보시오"라고 당신의 집에 초 대했던 예수님은 이제 좀 더 적극적으로
"나를 따라오너라" 하고 부르십니다.
부르심을 받은 제자들은
"곧바로 그 물뿐만 아니라 아버지와 삯꾼들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라고
합니다.
우리의 삶은 무엇을 따르는 삶일 것입니다.
혹은 "무엇 을 찾느냐"하고 그분께서 물어보셨던 것처럼 무엇을 찾는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은 과연 무엇을 따라다니는 삶을 혹은 무엇을 찾는 삶을 살아가는 걸까요?
어렸을때는 성당의 멋있는 형들을 많이 따라다녔습니다.
주머니 가득 딱지를 갖고 다니는 형들이나, 싸움 잘하는 형들을 쫓아 하루종일
산과 들로 쏘다니면서 놀았습니다.
개구리도 잡고, 메뚜기도 잡으면서, 그리고 싱아와 까마죽도 따먹으면서 신나게
형들을 따라다녔습니다.
이곳 제주에서는 꼬맹이 주일학생들이 나를 졸졸 따라다닙니다.
아이들과 동네 앞 올레 10코스에서 자전거를 탔습니다.
나를 따라오겠다고 발버둥치는 아이들을 보면, 어렸을 때 못해본 골목대장의 꿈이
이곳에서 이뤄지는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해집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던 제자들도 아마 예수님이 무척 좋아서, 그분을
따라갔을 것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그분의 기적과 말씀을 들으면서 기뻐했을
것이고, 즐거워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공생활 동안 예수님 앞에서 했던 일들을 보면, 제자들이 순수히
예수님을 따랐다라기 보다는 예수님을 통해서 뭔가 자신들의 만족과 이익을
얻고자 예수님을 따랐다라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자기들중에 누가 높은지 계속해서 다투었고, 당신의 나라가 오시면 좋은자리 좀
내달라고 청탁도 하고, 베드로는 예수님의 앞길을 가로막다가 사탄이라는
막말까지 들었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십자가 앞에서는 모두가 도망쳐 버립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예수님이 좋아서 길은 나섰지만, 예수님 보다는, 예수님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나의 이익을 따르고, 재미를 따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따져 보게 됩니다.
과연 나는 신앙인으로써 예수님을 따르는 것인지, 나 를 따르는 것인지.
사실 우리 모두는 제자들처럼 예수님 의 부르심을 듣고 그분을 따라나섰지만,
아직 그분을 따 른다기 보다는, 그분을 통해 얻게 되는 어떤 이익을 따른 다고
하는 것이 더 맞을 것입니다.
복음과 교회의 가르침 을 거부하고 자신의 주장대로 신앙생활을 하려고 하는
부분이 점점 많아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우리가 어떤 이유로 당신을 따르던지,
그 이유가 불순하건 순수하건, 그렇게 크게 노여워하시지 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 모든 것을 알고 계셨지만, 결국 당신을 깨닫게 해주시고, 제자들을 사랑으로
끝까지 이끌어 주셨으니 말입니다.
우리의 신앙이 예수님을 따를수 있는 신앙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간절히 청해
봅니다.
-이원희 사도요한 신부 (제주교구파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