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21일
(홍)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경축 이동
오늘은 한국 천주교회의 순교 성인들을 기리는 대축일입니다.
목숨을 바친 순교자들의 신앙의 증거는 세계 교회가 감탄하는 한국 교회의 풍성한
열매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그분들의 순교 영성은 끝까지 십자가를 지는 참된 신앙을 우리에게 깨우쳐 줍니다.
이 미사에 정성껏 참여하면서 우리 각자의 삶에서 겪는 어려움을 잘 이겨 낼 수 있는
은총을 간구합시다.
독서 <하느님께서는 번제물처럼 그들을 받아들이셨다.>
지혜 3,1-9
<죽음도, 삶도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로마 8,31ㄴ-39
복음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루카 9,23-26
지혜서는 의인들의 운명에 대해 말한다.
어리석은 자들의 눈에는 의인들이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의인들의 영혼은 하느님의
손안에서 평화를 누리고 있다.
은총과 자비가 주님의 거룩한 이들에게 주어지기 때문이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께 선택된 이들은 세상 그 누구도 단죄하거나 심판할 수 없다고
증언한다.
환난과 역경도 주님의 사람들을 그리스도에게서 갈라놓을 수 없으며, 죽음과 그 어떤
권세도 그들을 하느님의 사랑에서 떼어 놓을 수 없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자신의 십자가를 져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그분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복음).
*우리가 기리는 한국의 순교 성인들은 하느님에 대한 철저한 헌신을 통하여 이 땅에
새로운 삶의 모습을 보여 준 분들입니다.
그분들의 죽음만이 아니라 신앙을 통해 깨닫고 실천했던 복음적 삶 또한 당시의
사회적 한계와 모순을 뛰어넘는 위대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점을 지난봄 순교 성인에 대한 매혹적인 연구서 한 권을 읽으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국어 국문학과 교수인 이 책의 저자는 천주교 신자가 아님에도 유중철 요한과 함께
동정 부부로 살다가 순교한 이순이 루갈다의 옥중 편지에서 깊은 감동을 받고
그것을 박해 당시의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 상황과 함께 연구하게 되었다고 밝힙니다.
저자는 당시 사회가 몰랐던 새롭고 위대한 인간상이 순교자들과 함께 등장했음을
이순이의 글에서 발견한 것은 참으로 경이로운 일이었다며 이렇게 고백합니다.
"이순이는 죽음을 목전에 두고 차분하고 담담하게 자신이 겪은 일을 적고, 슬퍼할
친정 식구들을 위로하는 편지를 썼다.
처음 이 글을 읽었을 때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
순교자의 자기를 넘어선 숭고한 정신세계에 마음이 크게 울렸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조선 시대 문학 전공자로서 조선 사회에 나타난 새로운
인간형을 보았다.
현세를 넘어서서 천상을 지향하면서도, 현실에서도 누구보다 성실했던 사람,
어떤 경우에도 감사를 잊지 않았던 사람. 이 새로운 인간형에 대해 교회는 주목하지
않았고 교회 밖은 무관심했다"
(정병설, 『죽음을 넘어서: 순교자 이순이의 옥중 편지』).
순교자들의 장렬한 죽음은 복음으로 변화된 새로운 삶의 완성이었습니다.
그것은 교회만이 아니라 이 땅의 참된 인간화를 위한 한 알의 밀알과도 같은
봉헌이었습니다.
순교자들의 후예로서 우리 또한 사회의 새로운 변화를 위하여 복음의 가치를
증언하는 이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것이 진정한 순교 정신의 계승일 것입니다.
-매일미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