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들은 무엇 때문에 가톨릭에 자부심을 가질까?
우리나라 신자들의 가톨릭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합니다.
우리 조사에서도 이 질문을 포함시켰는데 응답결과는 그림 과 같이 5점 만점에
4.68점이나 되었습니다.
100점 만점으 로 환산하면 94점에 해당하는 점수였지요.
이 점수가 뭐 그 리 대단하냐고 물으실 수 있습니다.
오히려 백점이 안 된 게 이상하다고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처럼 여러 종교의 여론 흐름을 수시로 살피는 입장에서 보면 이 정도
점수면 다른 종교들한테는 넘을 수 없는 벽입니다.
그러면 신자들은 무엇에 자부심을 느낄까요?
안타깝게도 이 질문을 여기에는 포함시키지 못하였습니 다.
그저 짐작해볼 따름입니다.
물론 막연하게 짐작만 하려는 건 아닙니다.
시간이 좀 지나서 그렇지 저는 2003~2005년에 '근현대 한국 가톨릭연구단'에 속해
있으면서 이 질문들과 관련된 조사들을 여러 차례 실 시하였습니다.
그 때 이 질문들에 대해 신자들과 비신자들이 가진 생각들을 확인해볼 수 있었지요.
당시 결과로 보면 신자들이 '가톨릭에 자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교회가
세계적으로 단일한 네트워크라는 점이었습니다.
'분열되지 않고 하나인 교회'는 아직도 세포분열 중인 다른 종파들과 대비되어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둘째, 오랜 전통이었습니다.
오랜 역사가 가져다주는 안정감, 그 시기 동안 간직해온 영적 보화와 축적해 온
문화적 유산들도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셋째, 교회가 사회에서 인정받는 정도를 나타내는 사회적 신뢰도가 높은
점이었습니다.
이 사회적 신뢰는 교회가 재정적으로 투명하고, 남들이 인정해줄 만큼 실천하기
어려운 일들을 할 때 가장 많이 얻어집니다.
한국교회의 경우에는 사회정의에 대한 투신, 사회복지 영역에 대한 높은 관심이
영향을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성직자, 수도자들의 독신 제도와 성직자의 자질이었습니다.
상대적이긴 하지만 이 두 측면 은 한국교회가 양적으로 성장할 때 큰 기여를 한
요소이고, 현재도 영향력이 매우 큽니다.
자 그럼 이런 질문이 저절로 떠오르실 터입니다.
"그러면 우리 신자들의 공로는 무엇일까?
가톨릭교회가 이렇게 세상으로부터 훌륭하게 인정받는데 과연 우리 신자들은 무엇에
어떻게 기여하였을까?"
좀 그렇긴 합 니다만 여러분이 교회에 여전히 나오시는 일, 그래도 열심히 신자답게
살아보려고 노력하신 일, 그동안 교회 에서 하자는 일들에 군소리 없이 동참하신
일이 직간접적으로 이런 정신적 자산을 구축하는데 기여하였지요.
물론 이 정도로 만족해선 곤란합니다.
올 8월에 시복되시는 우리 신앙의 선조들(124위)처럼 진리를 위해 몸 바치는, 또
그렇게 살려 애쓰는 신자들이 많을 때 더 떳떳해지고 자긍심도 높아질 수 있으니까요.
-박문수 프란치스코(신학자, 천주교 의정부교구 사목연구소 초빙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