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햅스(perhaps).'
삶을 살아가면서 문득문득 각별하게 다가오는 말이다. 세월이 한참 지난 후에야 ‘아마도’ 그것이 사랑이었는지, 용서였는지, 두려움이었는지를 깨닫게 되는 듯해서…….
‘역대기’는 지나간 역사에 대한 이러한 깨달음 때문에 ‘다시 서술된 역사서’이다.
모레 위에 내 발자국만 찍혀 있어서, 어려운 시절 나를 외면하신 하느님을 원망하며 지냈는데,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야 비로소, 모래 위에 찍혀있던 두 개의 발자국은 내 발자국이 아니라 나를 업고 오신 하느님의 발자국이라는 것을 깨닫고 지금까지의 역사를 새롭게 보게 되는 체험. 바로 그런 체험 속에 ‘다시 쓰인’ 역사서가 역대기이다.
(김혜윤, 생손앓이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