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님 초대의 글(송년에 즈음하여)

2010. 12. 17. 오전 10:13:45

글자

 주님 초대의 글

   12월은 대림절주간으로서 구세주 탄생을 기리고, 세말의 심판을 위한 재림(再臨)을 기다리는 시기로 성탄 전 4주간에 아기 예수의 기다림의 기쁨을 더욱 생각하게 합니다. 따라서 대림절은 교회와 신자가 그리스도의 재림(再臨)을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싱싱한 사철나무 위에 대림초 4개를 켜 놓는데, 사철나무는 우리에게 내려질 싱싱한 하느님의 새로운 생명을, 초는 구약의 4천 년을 의미합니다.

   주님께서는 이 땅에 우리와 함께 사시고 성령을 보내 주셨으며, 영원한 영광과 보상을 교회 안에서 미리 맛보도록 당신의 신비체 안에 우리를 결합시켜 주셨습니다. 우리는 대림절 동안 기쁨이며 위안인 그리스도의 재림을 희망 안에 기다려야 하겠습니다.

   차제에 2010년(경인년) 섣달에 서서 지난 날을 돌이켜 보면 실로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한해였습니다. 때로는 궂은비가 오고, 느닷없는 태풍이 와서 거친 파도가 휘몰아쳤습니다. 우리 사회에도 많은 우여곡절이 밀려왔다, 밀려나가곤 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천안함을 폭침하고, 연평도 포격 등으로 많은 고귀한 목숨을 앗아갔고,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습니다. 국회의 이전투구(泥田鬪狗)도 부끄러운 자화상입니다. 국회내 폭력은 시간이 갈수록 진화했습니다. 몸싸움 과정에서 다치거나 기물파손 수준에 그치던 것이 이제는 의원끼리 주먹다짐을 벌이는 지경에까지 이르렀고, 심지어 해머와 소화기까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간 레코드처럼 반복됐지만 금새 잊어버리고 마는게 우리 정치의 현주소이며, 대화와 타협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었던 국민들도 시대를 역행하는 정치권의 이같은 행태에 할말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작금에 우리 교회의 최고 지도자이신 정진석 추기경의 4대강 및 북한을 염려하는 발언을 빌미로 천주교전국정의구현 사제단이 주축이 된 일부사제가 “교구장 물러나라”, “추기경의 궤변(詭辯)” 등을 외치며 용퇴요구를 했습니다. 이에 대하여 평신도인 이회창 선진당 대표께서는「추기경이 골수 반공주의자가 아니라, 사제단이 골수 친북주의자」라고 하면서 만용을 부리는 사제단에 대하여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했습니다. “사제단은 안방에서 활개치듯 안전한 서울광장 촛불시위에서나 앞장서지 말고, 삭풍과 탄압이 휘몰아치는 광야(북한)로 나가라, 진정으로 용기가 있다면 그곳(북한)에 가서 정의를 구현하고 순교하라”고 까지 했습니다.

   이 모든 갈등에 있어 문제의 핵심은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하려 하지 않고 이해하지도 않으려는데 있습니다. 자신의 주장이 무조건 옳아, 평행선을 달리는 기차처럼 서로 만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가까이는 매일 만나는 우리의 이웃이나 가족간에도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잘못하고 실수할 수 있습니다. 우리 안에 있는 많은 갈등은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시인하고 양해를 구하려고 하지 않은데서 비롯된다고 보아집니다.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상대를 이해하려 한다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존심, 열등감, 편견, 두려움 때문에 인정하지도, 수용하지도 않으므로서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문제의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요?

  진심으로 주님을 초대하여 간구하여야할 것입니다. 구하는 자에게 하나님은 주시며, 찾는 자에게 찾게 하시며, 문을 두드리는 자에게 하나님은 문을 열어 주십니다.

   만남, 하느님과 만나고 우리 10구역 사도회 형제가 만나는 조그마한 만남이 여기 있습니다. 주님이시여, 우리 모두 이 만남의 장소에서 함께 찬미의 기도를 드리며 남과 북, 폭력국회, 정의구현 사제단, 가장 가까이서 매일 만나는 형제간의 반목과 갈등을 사랑으로 해소하시며,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는 행복한 사도회로 거듭 태어나, 함께 기도하며 혼연일체가 되어 하나님의 뜻을 따르게 하시옵소서.

   주님이시여, 굶주림을 피해 국경을 넘다 잡혀 수용소에 갇힌 북한 동포를 위해, 김일성과 아들·손자 3대가 전 주민을 감시·통제·압박하고, 때로는 약식재판으로 처형하는 지구 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동토(凍土)의 나라, 핵무장·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을 감행한 나라, 이와 같은 은둔과 어둠의 땅에 성김대건안드레아와 최양업토마 신부가 조선조정을 일깨운것 처럼 촛불시위로 정의를 외칠자는 바로 천주교전국정의구현사제단입니다. 그들의 몫이요, 그들의 시대적 사명입니다. 그러하기에 이회창 사도의 말씀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슬픔이 가슴가득히 피어오릅니다.이들부터 먼저 회개한 후, 이들의 용맹으로 이들로 하여금 제왕부자를 회개케 하므로서 남쪽나라와 같이 사랑과 행복이 샘솟는 나라로 이루어 주소서.

   주님이시여, 싸늘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계절에도 우리 10구역 사도회에게는 늘 하느님의 은총을 가득 담아 주소서. 아멘. 

    2010. 12. 16.(목)

 천주교 시흥5동 성요셉성당 제10구역 사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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