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와 마르타

2007. 7. 25. 오후 10:26:08

글자


 
 



마르타와 마리아


    죽었던 라자로를 살리신 주님
    베다니아 마을 라자로의 집에 들르셨네
    그의 누이 마르타와 마리아
    반갑게 주님을 맞이하네
    주님 시중드는 일에 분주한 마르타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마리아

    화가 난 마르타 주님께 청을 드리네
    ‘주님, 마리아더러 저를 좀 거들어주라고 하십시오.’
    그러나 주님 타이르듯 말씀하시네.
    “마르타, 마르타,
    너는 많은 일에 마음을 쓰며 걱정하지만
    실상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에 매달리는
    마르타의 마음을 알아버린 주님,
    베푸는 사랑에 대해 마음을 두지 말라 하시네.
    “마리아는 참 좋은 몫을 택했다.
    그것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

    인정과 사랑받기 위해 베푸는 친절대신
    겉으로 보여 지는 사랑 대신
    조건 없이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을 일깨워주시네.
    주님의 말씀에 온전히 귀 기울이고
    그 말씀 따라 겸손으로 베푸는 것이
    주님을 사랑하고 섬기는 방법이라네.






    배경은 예루살렘에서 멀지 않은 베다니아라는 마을의 마르타의 집입니다.
    평화로운 시골의 아담한 집을 상상하면 되겠습니다.
    예수께서는 이제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시기 전에 사랑하는 친구 라자로와
    그의 누이 마르타와 마리아의 집을 방문합니다.
    라자로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이 없는 것으로 보아 지금 그는 집에 없고
    두 자매만 있나 봅니다. 두 자매가 똑같이 예수님을 반갑게 맞이했지만,
    주님께 사랑과 존경을 표시하고 섬기는 방법은 서로 달랐습니다.
    마르타는 식사준비를 하느라 정신없이 바빴고,
    동생 마리아는 주님의 발치에 앉아서 그분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를 본 마르타는 화가 났습니다.
    하지만 동생에게 직접 화를 내지는 않고 예수님께 대신 청하며
    자신이 주님을 더 잘 모시고 있음을 은근히 드러냅니다.

    ‘주님, 마리아더러 저를 좀 거들어주라고 하십시오.’

    그러나 예수께서 마르타에게 전혀 예상 밖의 대답을 하십니다.

    “마르타, 마르타, 너는 많은 일에 다 마음을 쓰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참 좋은 몫을 택했다. 그것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고 하십니다.

    예수께서는 정작 필요한 것은 한 가지 뿐이라고 하십니다. 그것이 무엇일까요?

    마리아가 예수님의 발치에 앉아 말씀에 귀 기울이고 있었던 사실로 미루어 보아
    그것은 바로 주님의 말씀에 진정으로 귀 기울이는 것임이 분명합니다.






    마르타에게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목소리가 느껴지십니까?

    부드러움을 잃지 않고 계시지만 위로하고 달래는 목소리이기보다는
    타이르고 잘못 된 것을 깨닫게 하려는 목소리로 느껴지지 않으십니까?

    왜 그렇게 말씀하셨을까요?

    예수님을 잘 대접해 드리기 위해 수고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말씀일까요?

    아닙니다. 마르타가 자기식대로 예수님께 존경과 사랑의 표시로
    음식을 잘 대접해 드리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마르타는 주님의 식사준비에 정신없이 바쁘고 힘든데,
    마리아는 부엌에 들어오지 않고 혼자 주님 발치에 앉아서 말씀을 들으며
    행복한 모습을 보이자 못마땅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화가 났고 또 그런 마리아를 지지하는 예수님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어쩌면 마르타의 불평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마르타의 마음을 깊이 바라보아야 합니다.
    마르타도 마리아 못지않게 예수님을 사랑합니다. 하지만 사랑의 방법은 달랐습니다.
    마르타는 손님으로 오신 예수께서 정작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헤아리기보다는
    자신의 생각대로 예수님께 잘 해드리려고 했습니다.
    예수께서 마치 충고하는 듯이 말씀하신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습니다.

    예수께서 지금 원하는 것은 당신의 마음과 당신의 말에 귀 기울여 주는 것입니다.
    그 마음을 마리아는 충분히 헤아려서 행하고 있는데 그것을 빼앗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누군가를 생각할 때 항상 그 사람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합니다.
    마르타도 예수님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했습니다.
    사람들을 자기중심대로 바꾸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예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가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가까이 지냈던 친구의 집에 들르신 것입니다.
    당신이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것은 십자가의 죽음을 맞으러 가는 길입니다.
    온전히 하느님의 뜻에 당신을 맡겨야 하는 상황에서 예수님의 갈등을 헤아려야 했습니다.
    인간이셨던 예수께서 겪으실 죽음 앞에서 두렵고 떨리는 마음과
    인간적인 외로움을 당신이 사랑하는 친구들과 나누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런 예수님께 필요한 것은 진수성찬의 음식이 아니라
    오롯이 당신의 말씀에 귀 기울이여 주는 것이었지요.
    그런 주님의 마음을 마리아는 충분히 헤아렸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사로잡힌 마르타는 그렇지 못했던 것이지요.

    이제 가만히 두 눈을 감으십시오.
    잠시 고요 안에 머물면서 찬찬히 자신을 바라보십시오.

    당신은 마리타와 마리아중 어느 쪽에 더 가까운 모습입니까?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를 섬길 때, 어떻게 행하고 있습니까?
    마르타의 모습에서 혹시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는 않습니까?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으로 베풀고 있지는 않는지요?
    교만을 열정으로 착각하고 있지는 않는지요?
    끊임없이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지는 않는지요?
    자기중심적으로 사람들을 바꾸려고 하지는 않는지요?






    이웃에게 사랑과 친절을 베풀고 섬길 때의 어려움이 여기에 있습니다.
    자기중심대로 겉으로 보여 지는 사랑 대신
    조건 없이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을 하라고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진정으로 겸손하게 베푸는 모습을 지니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고, 섬김입니다.

    예수님의 눈빛에서 진심을 읽어낸 마리아는 예수님의 발치에 앉아
    겸손하게 그분의 말씀에 귀 기울였습니다.

    마리아는 참 좋은 몫을 택했습니다.

    겸손을 잃은 마르타를 향해 너 자신을 진정으로 알라고
    따끔하게 이르시는 주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겸손을 청하기로 해요.

    - 류해욱 신부님 강론 중에서 -






댓글 1

  • 2007년 7월 27일 오후 5:39

    잘 읽었읍니다. 좋은 말씀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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