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이

2017. 12. 23. 오후 8:40:02

글자

사랑하는 사이

     -제 페친에게 받은 글입니다.-

"여보, 항아리 속을 절대 봐선 안돼요. 만일 당신이 본다면 다시는 맛있는 요리를 먹을 수 없게 될 거예요."

아내는 늘 선반에 놓인 작은 항아리에 대해 남편에게 주의를 주곤 하였습니다.항아리에는 친정엄마께 물려받은 비밀 조미료가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언젠가 남편도 아내가 그것을 뿌리는 것을 보았는데, 가루가 너무 고와서인지 너무 조금만 사용하기 때문인지 눈에 잘 띄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삼십년 넘게 참아온 궁금증이 아내가 집을 비운 어느 날, 걷잡을 수 없이 부풀어 올랐습니다. 남편은 아내의 다짐을 떠올렸지만 온통 항아리 속이 궁금했습니다. 삼십년이 흘렀는데 아내도 이해해 주겠지 남편은 큰맘 먹고 항아리를 열었습니다.

너무 긴장한 탓에 손에 땀이 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열린 항아리 속을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거기엔 조미료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장의 종이가 접혀져 있었습니다. 종이를 펼쳐보니 장모님의 육필서신이었습니다

"사랑하는 딸아, 무슨 요리를 하든 사랑을 뿌려 넣는 것을 잊지 말아라. 특히 네가 힘들 때는 이 사랑의 조미료를 사용하도록 하여라."

아내가 힘들어 할 때 그 조미료를 사용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아내는 지치고 힘들 때 엄마가 써주신 말씀을 기억하며 사랑의 조미료를 사용한 것입니다

* 가족이 행복한 것은, 연인이 예쁜 것은 사랑이 있기 때문 입니다

* 다른 사람들이 혹 비웃고 조롱하더라도 가족은 위로하고 용서하고 사랑하는 사이 입니다.

*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까지 왔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가까이 접하는 모두에게 늘 사랑의 맛을 내는 삶이면 참 좋겠습니다.

* * * * * * * * * * *

지난 1221일 광주 화정1동 성당에서 저희 5째 숙부님 장례미사가 있었습니다. 아버님 형제분들이 6형제입니다. 그런데 모두 하느님 품에 안기시고 5째 숙부님 한 분만 생존해계셨는데, 그날 광주 화정1동 성당에서 그 마지막 한 분을 장례미사로 주님 품에 보내드렸습니다. 정상기 요아킴 숙부님은 금년 95세로 전립선암을 앓다가 선종하셨는데, 미망인 되신 숙모님(93세 안나)께서 그동안 부부로 살아오신 과정을 이렇게 말씀 하십니다.

 "70년을 함께 살았는데 그동안 나는 너희 작은아버지한테 '왜그랬어?' 라는 말을 한 번도 듣지 않았단다. 그래서 나도 너희 작은아버지를 항상 존경했단다."라고 말씀하시며 눈시울을 붉히셨습니다.

존경이란 일방통행이 아니라 상대성 원리라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사람은 존경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작은아버지께서는 오랫동안 교직에 근무하셨고 교장선생님으로 정년퇴임을 하셨습니다. 돌아가시기 전에 자식들을 불러놓고 어머니를 잘 모시라고 신신 당부하셨으며, 자신의 무덤에 자신이 사용하시던 휴대폰을 함께 묻어달라고 유언 하셨답니다. 아마 저 세상에 가셔서도 작은어머니와 통화를 하고 싶어서였던 것 같습니다.

작은어머니는 마지막 숨을 거두신 작은아버지에게 마지막 입맞춤을 하셨고 입관 할 때 한 번 더 뽀뽀를 해드렸어야 하는데 그러지못했다며 아쉬워 하셨습니다. 유언에 따라 휴대폰도 함께 묻어드렸습니다. 참 아름다운 사랑이라 느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나도 나이 들면 배우자를 많이 사랑해줘야지!’ 그런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바로 지금 사랑하세요. 내일로 미루지 마세요. 내 뜻대로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시간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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