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난 배
부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파라치에 사는 한 남자가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낡은 배의 페인트칠 부탁을 받았다. 그는 즉시 페인트 붓을 챙겨 바닷가로 가서 일을 시작했는데, 얼마 안가 배 밑으로 페인트가 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배 바닥에 구멍이 나 있었다. 그는 페인트칠만 부탁 받았지만 배에 난 구멍까지 말끔히 수리해 주고 그날 품삯을 받아 집으로 돌아왔다. 일주일 뒤 배 주인이 남자의 집에 찾아와 봉투를 내밀었다. 봉투 안에는 전에 받은 품삯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이 들어 있었다. 남자는 눈이 휘둥그레져 물었다.
“사장님, 이미 품삯은 주셨는데 왜 또 주시는 겁니까?”
“오늘은 페인트칠이 아니라 배를 수선해준 대가를 드리는 것입니다.”
“아주 간단한 수리였는걸요. 따로 또 주실 필요는 없습니다.”
“알아요. 하지만 당신은 이 돈을 받을 자격이 충분합니다. 제가 배에 난 구멍을 깜박하고 페인트칠만 부탁했었는데, 칠이 끝나자마자 그게 다 마르기도 전에 제 아들들이 낚시를 하러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습니다. 아들 녀석들이 구멍이 난 배를 끌고 바다로 나갔다고 생각하고 저는 절망에 빠졌습니다. 보나마나 배가 가라앉았을 것이기에 몸서리치며 울부짖었습니다. 그런데 한참 뒤 아이들이 배를 타고 멀쩡히 살아 돌아왔을 때 제 기분이 어떠했겠습니까? 당신은 모를 겁니다. 배를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배의 구멍이 말끔히 고쳐져 있더군요. 너무나, 정말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당신은 제 아이들의 생명의 은인입니다. 이 고마움은 그 어떤 무엇으로도 갚을 길이 없습니다.”
선행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알지 못하므로 선행에는 가격을 매길 수 없습니다. 선행은 그 자체로 풍성합니다. 페인트칠을 하러 가서 배의 구멍까지 고쳐 준 남자의 친절과 성실한 행동은 큰 가르침을 줍니다. 내면을 잘 돌보는 사람은 단순히 의무감으로 일하지 않습니다. 항상 좋은 일을 할 자세가 되어 있고 보상이나 대가를 바라지 않습니다.
주위를 둘러보십시오. 조금만 주위 깊게 살펴보면 기회가 많습니다. 배 주인의 행동 역시 우리에게 의미 있는 가르침을 줍니다. 남자의 선행에 진심을 다해 마음으로부터 감사의 인사를 했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을 때 진정이 담긴 마음의 인사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최근 두 주일 사이에 우리 본당에는 연이어 세 번의 상가를 맞았습니다. 여기에 봉사하는 대표적인 분들이 연령회원들이십니다. 저는 이분들과 행동을 함께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입관연도, 장례미사를 함께 하면서 이분들의 노고에 대해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분들은 위의 남자보다 더 많은 선행을 하고 계셨습니다.
배 주인인 하느님께서는 이분들에게 큰 상을 내리실 것으로 믿습니다. 우리는 연도 소식을 듣고도 게으름과 사소한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기도를 회피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상가에 들러 연도하는 분들을 보면 항상 그 분이 그 분입니다. 그렇게 중차대한 일이 아닐 때는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 천국으로의 징검다리 하나라도 함께 봉헌했으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들의 개인적인 일은 다음에 할 수도 있지만 마지막 가는 길은 두 번 다시 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목위원님들이나 단체장님들께서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슬픔에 잠겨있는 분들을 위로하는 자리에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연령회장님을 비롯하여 회원님들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