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2013. 8. 17. 오후 6:26:17

글자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어리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 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끄떡없는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알았던...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죽여 울던
어머니를 본 후론
! 어머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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