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의미

2010. 5. 27. 오후 3:27:43

글자
외손주 '준서' 키우는 재미로 한동안 본당 카페에 글 올리는 것을 멀리 했었습니다. 우리 준서가 태어난지 엇그제 같은데 벌써 백일(6월 6일)이 다되어가네요. 아직 자기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배가 고프면 울음으로 소리 내어 배고픔을 호소 하고, 옹알이도하며 무얼 아는지 곧잘 웃기도 합니다. 뒤집기 연습에도 기를 쓰는 모습을 보면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지만 태어나서는 자기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인간의 나약함을 봅니다. 그래서 우리는 혼자서는 살수가 없겠구나 싶었습니다. 지금 이시간엔 안 식구는 글라라는 볼일보려 나가고 준서는 맘마 먹고 깊은 잠에 취했습니다. 잠간의 시간을 틈타 글을 올립니다. 지난 주일 성물판매소에 들렀다가 '민들레 국수집의 홀씨 하나'라는 책을 샀습니다. 메스컴을 통해 소개된 책이라서 읽고 싶었던 책이기에 반가웠습니다. 거기에 "나눔의 의미라"라는 제하의 글을 읽고 복음화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진정한 나눔의 의미와 같은 내용이라서 여기에 소개합니다.
 
...나눔의 의미
하루는 낮선 분에게서 전화가 왔다. 말인즉슨 유황 먹인 오리를 좋아해서 몇 마리 사다가 먹었는데, 오리 뼈가 남았으니 가져가서 국수집 손님들께 끓여드리라는 것이었다. 뼈에 살도 많이 붙어있고 유황을 먹여 키운 오리의 뼈라 버리기도 아깝고, 몸에도 좋을 것 같아서 냉동실에 넣어두었으니 어서 가져가라고 했다.
 
"오늘 민들레 국수집에서 쇠고기 미역국을 끓였는데 120L들이 국솥에 한 솥 가득 끓여서 다 드셨거든요. 오리탕을 하려면 유황먹인 오리가 20~30마리는 있어야 할 텐데요?"
이렇게 말씀드려도 전화하신 분은 계속 유황 먹인 오리 뼈고, 살도 많이 붙어있다는 것만 강조하셨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곤란해서 한참을 머뭇거리자 그분은 그제서야 전화를 끊었다.
 
"사람들은 나눔의 참 의미를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옆에서 월요일마다 달걀 두 판씩을 가져오시는 우체부 아저씨가 우연히 전화 내용을 듣고 황당했는지 한 마디 하셨다. 여분의 것, 나에게 필요 없는 것, 남는 것을 주는 것을 나눔이라고 알고 있다는 것이다. 우체부 아저씨는 우편 배달 일을 하면서 매주 월요일 점심을 굶는다. 지난해부터 매달 점심 네 끼를 굶어서 저금한 2만 원을 1년간 모은 24만원과 거기에 붙은 약간의 이자까지 국수집에 내놓았고, 올해도 그렇게 모아서 또 1년치를 내놓을 거라고 한다. 어쩌면 이렇게 멋진 사람이 있는지!
나눔이란 자기의 귀한 것을 나누는 것이다. 내가 먹기 싫고 버리기는 아까운 것을 생색내고 싶어서 주겠다고 하는 것은 나눔이 아니다.
 
국수집에 쌀을 나눠주시는 분들을 보면 자기도 기초 생활수급권자이면서 자기 몫을 아껴서 내놓는 사람이 참 많다. 기초 생활수급권자는 매달 10Kg 쌀을 반값에 살 수 있기 때문에 혼자 사시는 할머니들은 매달 그 쌀을 모아서 가져다 쓰라고 말씀해주신다.
자발적인 가난은 돈에 목숨을 걸지 않고 인맥과 학식에 목숨을 걸지 않는 것이다. 하느님이 하라는 대로 착한 것이 좋고, 나누는 것이 좋고, 생명을 살리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고 행하며 사는 것이다.
 
우리가 나누면 사랑이 피어나게 되어 있다. 김남주 시인의 '사과 하나 반으로 나누는' 그 사랑이 우리를 살게 한다.
민들레 국수집을 후원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자기 이름을 밝히려 하지 않는 평범한 우리 이웃들이다. 모두들 나눔의 참뜻을 알고 있는 분들이라 사랑과 정성이 가득 담긴 마음의 선물을 보낸오신다.
 
오늘만해도 멀리 호주에 계신 고마운 분께서 바울라 할머니 외손녀의 4분기 공납금과 예쁜 옷 한 상자를 보내주셨다. 어찌나 예쁘고 정성스럽게 손질해서 보내주셨는지 '와!' 감탄이 절로 날 정도였다. 또 어떤 분께서는 당신의 모친께서 여든여섯을 일기로 돌아가셨는데, 어머니께 드리는 마음으로 민들레 국수집 손님들께 대접해드리고 싶다며 맛있는 콩떡을 정성스럽게 하나씩 포장해서 250개나 상자에 담아서 보내주셨다.
 
이책의 저자 서영남씨는 전직 수사 출신이면서 25년간 몸담았던 수도원에서 가방 하나 달랑 들고 떠나와 청송감호소에서 출소한 형제들을 돕는데서 시작하여 지금의 민들레 국수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민들레'라는 이름은 예수살이공동체가 추구하는 '소유로부터의 자유,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는 기쁨,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투신'을 기본 정신으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나눔의 의미'를 알고 실천 한다는 것은 정말 큰 결심을 하지 않고서는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 소개되는 분들의 얘기는 분명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분들에게 주님의 은총이 충만하시실 기도 드립니다. 
   

 

댓글 3

  • 2010년 5월 30일 오전 11:07

    우리손자 이름은 "서준"이입니다. 너무빨리 태어나서 인큐베이터에서 살고있습니다. 건강하다는게 정말 좋습니다. 그리고 부럽습니다. 기도중에 서준 베드로 생각해주세요.

  • 2010년 5월 30일 오후 10:00

    사랑이신 주님! 서준베드로가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지켜 주시고 베드로의 가정에 축복을 허락 하소서!

  • 2010년 5월 31일 오후 9:49

    가끔 저도 남에게 갖고 있는걸 조금 나누어 줄 때에는 생각을 많이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제가 보기에 좋아야 남도 즐겁게 받기 때문이죠~~ 그나저나 벌써 준서가 백일이 되는군요^^ 참 예쁘겠네요~~ 아이가 할머니, 할아버지 사랑 듬뿍 받고 자라니 밝고 건강한 아이가 될거예요.<center><img src="http://artfiles.art.com/5/p/LRG/12/1294/8Y5O000Z/care.jpg"></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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