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질

2010. 1. 20. 오후 5:26:32

글자

오늘도 도둑질을 하였습니다.

마음이 허할때 마다 저지르는 좀도둑질입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영세신부님은 쫒아다니면서 죄를 뉘우치라고 윽박지릅니다.

 

학과 사무실 창고에 아무도 없는데 들어가서

스카치 테이프 두개와 포스트잍 한통을 훔쳤습니다.

꼭 필요해서가 아니라 화가 나서입니다.

교수로서 참으로 체면없는 행동입니다.

달라고 하면 주는데 말입니다.

그냥 집어왔습니다.

 

이런 일은 언제 하느냐하면,

마음 속에서 허기가 넘쳐 흐를때, 무어라도 가지고 싶어합니다.

공공 기물을 나의 것인양 사용하는 행위는 근절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망각하고서 나는 염치좋게도 살아갑니다.

그런 빈대같은 거지근성은 나도 부끄러워하면서

그것을 공공연하게 드러내어 저지르는 사람을 때로는 비난도 하면서

이런 행위를 저지릅니다.

 

저 고양이가 저걸 먹어 말어 망설이듯이

도둑심뽀는 누구의 마음에나 있고,

허기를 도둑질을 만들어낸다고 그렇게 온 인류의 도둑들을 변호해보기도 하지만,

그래도 오늘 한 도둑질은 치사했습니다.

내가 생각해도 화풀이였다는 것을 압니다.

스스로를 존중하면서 위엄있게 살아야겠습니다.

하느님이 항상 곁에 계시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말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택시 아저씨가 말하기를

자기는 어릴적에 교회를 다녀서 선과 악에 대한 구분은 철저하다고 하셨습니다.

친구들이 서리를 하더라도 절대로 망만 보지 서리는 안했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나의 윤리감각은 망만 보다가 서리해온거 같이 먹으면

그 도둑질 같이 한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영세신부님께도 그렇게 말씀드릴걸 잘못했습니다.

 

이게 뉘우치는 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는데..

암튼 오늘 저는 도둑질을 했습니다.

여러분 저는 도둑질을 했습니다.

하느님 보시는 앞에서 도둑질을 했습니다.

허기에 삐뚤어진 마음뽀로 도둑질을 했습니다.

마음을 더 잘 다스려야 겠습니다.

 

 아멘

댓글 3

  • 2010년 1월 20일 오후 8:28

    주님, 서령이가 시험때 내가 쓰는 회사볼펜이 좋다고 갖다 달래서 떳떳이 갖다 주었는데,,,친구는 양심성찰을 이렇게도 하고 있습니다,,

  • 2010년 1월 20일 오후 8:31

    그리고 야옹아 절대로 그것 먹으면 안돼

  • 2010년 1월 21일 오전 7:14

    음..매일매일 저는 누님보다 더 큰 도둑질을 매번 하며서도 너무 떳떳하게 살아가면서 반성도 안하는디..

│ 이 │이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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