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뎌 지친 지난 학기에 꿈에도 그리던 여름방학이 되었습니다.
무더운 여름날 학교를 얼마동안 안간다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홀가분 했었습니다.
그래서 성적처리가 끝나자 마자 여행도 다녀왔습니다.
월급 조금주는 이 직장의 매력은 방학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행서 돌아와보니 엄마가 아프십니다..그것도 많이..
항상 아프면서 짜증내시던 분이라는 선입견도 지나서 이제는 겁이 덜컥 납니다.
내가 엄마를 챙겨드려야 하는 입장이라는 것입니다.
서로의 허물들을 다 내려놓고 우리는 이제 마지막 사랑을 나누어야 합니다.
나에게 대한 엄마의 마음을 이제는 나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54일 묵주기도의 응답은 내 속편한 팔자가 아니라 고될지도 모르는 몫의 삶입니다.
결국 혼자 남을 것이라는 삶을 아직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새벽에 눈물을 찔찔 흘리면서 울었습니다.
나 역시 그렇게 마음을 웅켜쥐었었지만 엄마를 얼마나 사랑했었는지 기억해냈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보살펴 드리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늙고 병들어 약해지신 엄마의 숨소리에도 눈물이 납니다.
엄마와 자식의 관계는 그렇게 끊을 수 없는 연이 있나봅니다.
여행 중에 어느 아주머니의 남편과의 갈등의 하소연을 들었습니다.
엄마와 나의 성격의 문제 같아서 남의 이야기 같지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서로 성격이 다르더라도, 서로 맞추기가 어렵더라도
서로 사랑은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사랑은 할 수 있습니다.
말라 붙은 줄 알았었는데 마음에서 다시금 샘솟는 사랑의 샘물..
그것이 기도의 응답이었을 것입니다.
나 좀 고달픈 것은 견딜 수 있을 만한 나이이니까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서로 달라도
우리가 서로 사랑은 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면서 살면 될 것 같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