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다발
-스즈키 히데코-
어느 할아버지 한 분이 커다란 꽃다발을 한 아름 안고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는 한적한 시골을 향하고 있었다.
그 버스에는 어린 소녀가 타고 있었는데,
그 소녀의 눈길이 자꾸만 할아버지의 품에 안겨 있는
꽃다발에 닿았다.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소녀는 커다란 눈을 깜박이지도 않고
꽃다발만 쳐다볼 뿐이었다.
이윽고 버스가 멈추고 할아버지가 내릴 차례가 되었다.
그런데 막 내리려던 할아버지는 갑자기 몸을 돌려
소녀의 무릎 위에 꽃다발을 내려놓았다.
“집사람이 살아 있다면 틀림없이 이렇게 했을 게다.”
할아버지는 소녀에게 미소를 지어 보인 뒤 버스에서 내렸다.
깜짝 놀란 소녀는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창문 너머로 지켜 보았다.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할아버지 앞으로
자그마한 무덤 하나가 보였다.
그때 할아버지가 고개를 돌려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소녀를 향해 손을 흔들며 외쳤다.
“집사람도 기뻐할 게다!”
소녀는 어른이 되어서도 이 일을 잊을 수 없었다.
누군가와 기쁨을 나눈다는 것,
마음이든 물건이든 누군가와 함께 나누어 갖는 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 직접 경험한 것이다.
진심을 나눌 때,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을 내줄 때,
나누는 기쁨은 몇 배로 커지게 마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