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근래에 극장에서 본 영화들 가운데 무척 좋았던 영화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니 몇 편이 떠올랐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그래비티’라는 영화입니다. ‘중력’이라는 뜻의
영화 제목은 이 영화의 소재이기도 하고 주제이기도 합니다.
무중력의 우주 공간에서 속절없이 우주 미아가 될 위기에 빠진 한 여성
우주 비행사가 천신만고 끝에 중력이 지배하는 지구로 귀환하는 내용입니다.
어찌 보면 단순한 줄거리이고 또한 등장인물도 단 두 명,
그것도 대부분은 여자 주인공 한 명이 우주에 있는 이야기이니,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는데 매우 흥미진진하였습니다.
영상이나 음향 등 기술적으로 탁월하기도 했지만 삶의 모든 부분이
얼마나 소중하며 작은 인간적 끈들마저 얼마나 큰 축복으로
다가올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제법 철학적이기도 한 이 영화에서 우리는 종교적이고
영성적인 깊은 차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영화를 본 뒤
그 제목을 곱씹으면서 여러 성찰을 할 수 있었습니다.
중력은 무거운 짐을 상징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얼마나
자주 자신에게 지워진 짐을 내려놓으려 애쓰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영화는 그 짐을 찾아 분투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하여
우리가 지고 있는 짐이야말로 우리를 진정 살아 있게 하는
비밀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합니다.
자유 역시 그 짐이 있는 곳에서 느낄 수 있다는 역설을 엿보게도 합니다.
신앙의 관점으로는 중력이라는 상징에서 우리는 사랑의 짐과
무게와 책임을 말할 수 있습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고백록』에서
밝힌 “나의 사랑은 나의 무게”라는 고백을 감탄하며 떠올립니다.
오늘 우리가 기리는 위대한 두 사도 베드로와 바오로는
주님과 교회에 대한 사랑의 짐을 열정과 자유로써 기꺼이 짊어졌습니다.
두 사도가 두려움 없이 선택한 ‘사랑의 중력’은 순교에 이를 때까지
숱한 고난과 역경이 따랐지만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습니다.’
그들은 영원한 생명을 얻었고 또한 그것을 많은 이에게 전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두 사도를 본받아 주님과 이웃과 교회를 위한 사랑의 짐을
기쁘게 지기로 다짐합시다. 이를 통하여 참행복을 누릴 것입니다.
|
-출처 매일 미사-
♬ 사도 성 베드로와 바오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