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열 처녀의 비유(마태 25, 1-13)
그 때에 하늘 나라는 저마다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에 비길 수 있을 것이다. 그 가운데 다섯은 어리석고 다섯은 슬기로웠다. 어리석은 처녀들은 등은 가지고 있었지만 기름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과 함께 기름도 그릇에 담아 가지고 있었다. 신랑이 늦어지자 그들은 모두 졸다가 잠이 들었다. 그런데 한밤중에 외치는 소리가 났다. ‘신랑이 온다. 신랑 맞으러 나가라.’ 그 처녀들이 모두 일어나 저마다 등을 챙기는데, 어리석은 처녀들이 슬기로운 처녀들에게 ‘우리 등이 꺼져 가니 너희 기름을 나누어 다오.’ 하고 청하였다. 그러나 슬기로운 처녀들은 ‘안 돼. 우리도 너희도 모자랄 터이니 차라리 상인들에게 가서 사도록 하여라.’ 하고 대답하였다. 그들이 기름을 사러 간 사이에 신랑이 왔다. 준비하고 있던 처녀들은 신랑과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가고, 문은 닫혔다. 나중에 나머지 처녀들이 와서 ‘주인님, 주인님, 문을 열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지만, 그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해설] 열 처녀의 비유는 마태오의 편집을 많이 거쳐 우리 앞에 우화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예수의 원 비유는 하늘나라에 대한 초대와 회개의 촉구를 주요 메시지로 삼고 있다. 예수께서는 이 비유를 통하여 우리에게 이렇게 가르치신다. 하느님 나라는 확실하게 오신다. 신랑이신 하느님께서 우리를 이끌고 잔치집으로 가실 때가 다 되었으니 등불을 켜고 그분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어라. 행복이 보장된 그 미래에 삶의 방향을 설정하고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이 기회를 놓친다면 미래는 영원히닫히고 말 것이다. 지금 바로 이 자리에서 결단을 내리고 행동해야 한다.
마태오는 예수의 재림을 고대하다 그 재림이 지연되는 바람에 당황해하는 당대의 그리스도인들을 위하여 이 비유를 우화로 바꾸어 전한다. 그가 이 비유를 이해하여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예수의 재림이 비록 지연되고는 있지만, 그것은 분명히 실현된다. 예수의 재림은 그것을 올바로 준비하지 않는 자들에게는 위협이다. 예수의 참다운 제자는 이 절박한 때에 조용히 앉아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된다. 비유에 나오는 처녀들처럼 그리스도인들은 이때에 무엇이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그것은 기름, 곧 착한 행실이다. 미련한 처녀들처럼 마지막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재림의 지연은 그리스도인들에게 결단을 내리고 행동할 시간적 여유를 주시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 절호의 기회를 잘못 이용하였을 경우에는 심판의 대상이 되고 말 것이다. 깨어 지킴은 결코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고 마냥 미래만 기다린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미래를 결정짓는 현재의 삶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