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록> 제사권 제이장

2005. 12. 30. 오전 12:48:37

글자

 

 

내가 수사학을 가르친 것이 그즈음 일이었는데, 자신은 정욕에 굴복하면서도 남을 설득시키는 구변을 팔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럴지라도 나는 주여당신이 알으시나이다기왕이면 성실하다는 좋은 제자들을 두고 싶었습니다. 나는 그들을 속이지 않으면서도 그들에겐 속임수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무고한 자의 생명을 해치기 위함이 아니오라, 유죄한 자의 생명을 구할 때를 위함이었습니다.

주여, 당신은 먼발치로 보고 계시었습니다. 거짓을 찾고, 헛됨을 사랑하는 저들을 가르침에 있어실상 나도 그들의 하나였습니다만숨김없는 나의 믿음은 미끄럼 위에 되똥거리고, 자욱한 연기 속에서 튀는 불꽃이 아니더이까.

바로 그럴 무렵, 나는 여성을 두고 있었습니다. 떳떳하게 결혼으로 여자가 아니오라, 지각없이 들뜬 정욕이 찾아낸 사람인 것이 사실 이었습니다만 사람 하나 , 그리고 그에겐 신의를 지켰습니다. 그러는 나는 경험에서 부부애와 육욕애와의 차이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결혼이란 자녀를 낳을 목적으로 맺어지는 것이로되, 육욕에서 생기는 자식은 전혀 마음이 없고 싫은 것이라는 것입니다 생겨진 이상은 자연 사랑하게 되는 것입니다만 ―.

가지 생각에 떠오르는 일이 있습니다. 내가 극시의 백일장에 나가려던 무렵, 누군지 점술가가 나타나서 장원을 시켜주면 값을 얼마나 내려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더러운 푸닥거리라면 아주 질색하던 터라, 설령 불멸의 금관을 쓴단들 승리를 위하여 파리 마리 죽이는 것조차 응할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그자가 짐승을 잡아서 제사 드리고, 덕에 나를 도우라고 악마들을 부를 셈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마음의 임자시여, 당신께 대한 순결에서 악을 박차버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당신을 사랑한 줄도 모르고, 다만 무슨 빛나는 형체로만 따름이었으니 말씀입니다. 이런 허상들에 쏠리는 영혼이 당신께 대한 훼절을 하고, 거짓을 믿고, 바람을 집어 삼키는게 아니고 무엇이오리까. 그렇건마는 나를 위해 악마들에게 제사 올리기를 거절한 내가 자신을 미신스럽게 저들에게 제사하고 말았으니 바람을 삼킨다 함이 바로 악마들에게 먹이를 주는 일로서 그릇된 길을 걸어 저들의 기쁨과 비웃음이 되는 밖에 무엇이오니까.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