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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의 열매
“주님이 보시기에는
온 세상이 저울에 앉은 먼지와 같으며
땅에 내리는 한 방울의 아침 이슬과 같다(지혜11,22).”
겸손한 사람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고 편안합니다.
성숙한 사람인가는 겸손의 열매로 들어납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니(마태5,3)!”
잘 아시는 주님의 산상설교 첫 말씀,
마음 가난한 겸손한 이들에 대한 축복 선언입니다.
이미 지금 여기서 하늘나라를 사는 겸손한 이들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한 결과가 겸손의 열매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여 알면 알수록 겸손하신
하느님을 닮아가기 때문입니다.
애당초 하느님 없이는 진정한 겸손도 없습니다.
사랑으로 익어가는 가을 열매들,
우리 영혼의 열매들을 상징합니다.
과연 사랑 중에 익어가는 내 겸손의 열매들입니까?
혹은 여전히 인생 가을에도 설익은 교만의 열매들입니까?
가을철은 익어 수확하는 열매들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단풍잎들에서,
깊고 은은한 가을 작은 들꽃들에서, 겸손을 배우는 계절입니다.
성숙의 진정한 표지가 겸손입니다.
진정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이들이 겸손한 사람들이요,
세상에 숨겨진 하느님의 보물들이자 공동체의 보물들입니다.
수수하면서도 넉넉하고 편안한 가을
분위기와도 같은 겸손한 이들입니다.
진정 내적으로 부요한 이들이 겸손한 자들입니다.
하느님만으로 행복하기에 도대체 부러워할 것,
욕심낼 것도 없습니다.
그냥 홀로 있어도 넉넉하고 자유로운 이들입니다.
작아도 크게,
좁은 곳에서도 넓은 내적 공간의 자유를 누리며
사는 지혜로운 자들입니다.
자연스레 연결되는 겸손과 지혜입니다.
그러니 겸손 역시 능력입니다.
내적으로 부요하기에 비교 경쟁에 초연합니다.
반면 외적인 것을 끊임없이 탐하는 이들,
내적 가난을 반영합니다.
내적 빈곤을 외적 소유로 채우려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주님은 혼인 잔치 비유를
통해 겸손할 것을 강조하십니다.
“너는 초대를 받거든 오히려 맨 끝자리에
가서 앉아라(루가14,10ㄱ)....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질 것이다(루가14,11).”
겸손한 자들, 끝자리, 낮은 자리에서도 행복합니다.
하느님 앞에서 ‘더’도 ‘덜’도 아닌
‘나’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누가 보아 주든 말든,
수수한 모습에
은은한 향기를 내뿜는 가을 작은 들꽃 같은
겸손한 사람들입니다.
진정 깊고 성숙한 사람들이 겸손한 사람들입니다.
“하느님께서 한 번 주신 선물이나 선택의 은총은
다시 거두어 가지 않습니다(로마11,29).”
하느님의 뜻을 깊이 헤아려
이스라엘의 실패에서 교훈을 찾아내는 바오로처럼,
일상의 크고 작은 사건들에서도 하느님의
섭리를 읽는 겸손한 이들입니다.
오늘도 주님은 성체성사의 은총으로
우리 모두 겸손으로 잘 익어가는
열매 인생 되게 하십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마태11,29ㄱ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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