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록> 제삼권 제십이장

2005. 10. 16. 오전 1:06:44

글자

제 삼 권  제 십 이 장

 

그적에 또 다른 답을 그에게 주신 일이 한가지 생각나옵니다. 다른 여러 가지도 있삽지마는 잊어버린 것이 많삽고, 그뿐 아니라, 우선 당신께 여쭤드릴 사정이 바빠 지나쳐버리나이다. 또 다른 답이란 당신의 사제, 즉 교회에서 자라고, 당신 책으로 닦여진 어느 주교를 통하여 내리신 것이옵니다. 저 여인이 나의 말벗이 되어달라고 그릇됨을 논박해서 나쁜 것은 고치고, 좋은 것은 가르쳐달라고 청했더니 적당하다 싶으면 누구나 붙들고 이러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마다하였던 것입니다. 다음에 안 일이지만 이 거절은 짜정 슬기로운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의 대답이, 내 어미가 그에게 귀띔한 대로 난 저 사교(邪敎)의 바람으로 들떠 있을 뿐더러, 몇 가지 되잖은 문제를 가지고 풋내기들을 부추겨놓은만큼 아직은 가르쳐도 소용없다는 것이었으니 말씀입니다.

그는 이냥 이대로 두시오, 다만 그를 위해 주께 기도만 드리시오, 혼자 책을 읽어가다가 자연 그 오류와 불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오라고 말했답니다. 그리고 덧붙여서 하는 애기가, 자기도 어렸을 때 꾀임에 빠진 어머니 때문에 마니교도한테 넘겨져서 그들의 책이란 책은 거의 읽었을 뿐 아니라, 모조리 벗기기까지 하였으나 누구와 토론, 반박하는 일도 없이 스스로 그 종파를 버려야 하겠다고 깨쳐서 필경 버렸다는 것이었답니다.

이런 말을 그가 해도 어미가 들어주기커녕, 오히려 울며불며 그저 한번만 만나서 말해보라고 치근거리니, 드디어 그는 참다 참다 어이가 없어하며 그만 가오. 잘되겠죠. 설마 이렇게도 눈물을 짜내는 자식이 죽을라고. 이러더라는 것입니다.

어미는 나와의 대화 가운데서 그때 그 일을 가끔 회상하면서 하늘에서 내려온 소리와 같이 여기곤 하였나이다.

 

(제삼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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