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찾아서⑥ 밤과 감 그리고 배 | |
| 글쓴이 : 서석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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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석 규
밤(栗-율)
밤은 부모에 대한 자식의 효도와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강조하 는 교훈이 담겨 있는 과일입니다. 효도나무라는 별칭도 있습니다.
땅에 심은 밤톨에서는 뿌리와 새싹이 함께 나옵니다. 새싹은 땅 위로 솟아 자라고 뿌리는 땅 속으로 뻗어 나갑니다. 이 때 싹을 틔운 어미 밤톨은 썩어 없어지지 않고 어린 나무의 줄기 아래 뿌리 부분에 매달려 있답니다. 어린 나무가 큰 나무로 자라 밤이 많이 열릴 때까지 결코 썩는 일 없이 계속 그 뿌리에 매달려서 어린 나무의 성장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새로 난 어린 밤나무가 크게 자라 자손을 퍼뜨릴 때까지 어미 밤톨은 새로 자라는 밤나무에 붙어서 계속 지켜준다고 합니다. 아들 밤나무는 어미 밤톨을 자기 몸에 달고 계속 지켜주기 때문에 밤톨은 썩지 않고 밤나무의 한 부분으로 계속 살아 있다는 것입니다. 밤나무를 옮겨 심을 때 이 어미 밤톨이 떨어질 경우 그 밤나무는 죽거나 열매를 맺지 못한다고 전해 옵니다. 자식이 자라 후손을 퍼뜨릴 때까지 부모가 옆에서 지켜주며, 자식은 그 부모를 잊지 않고 모시는 밤나무처럼 부모는 자식을 지켜주고 자식은 부모를 섬기라는 가르침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므로 옛날 사당(祠堂)에 모시는 조상의 신주는 반드시 깊은 산골에서 개 짖는 소리나 닭 울음 소리를 듣지 않고 자란 밤나무를 깎아 만들었답니다. 시골 몇 군데에서 이 사실을 확인하고자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 결과 *옮겨 심을 때 밤톨이 떨어지면 나무가 죽는다. *옮겨 심을 때 밤톨이 떨어진 나무에는 밤이 열리지 않는다. *옛날 토종밤은 그랬다지만 요새 개량종은 그렇지 않다. *뿌리목에 붙은 것은 어미 밤톨이 아니고 뿌리혹이다... 감(柿-시)
감씨를 심어 자란 감나무에서는 대개 어미나무의 감보다 훨씬 못생긴 감이 열립니다. 크기도 작고 맛도 떨어집니다. 이렇게 퇴화한 감을 ‘돌감’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어린 돌감나무에 좋은 감나무 가지를 잘라다 접을 붙이면 좋은 감이 열립니다.
비록 좋지 않은 감나무라 해도 좋은 감나무로 접을 붙이면 자기가 원하는 훌륭한 감나무로 만들어집니다. 대추만한 크기의 작은 열매가 열리는 감의 아종인 고욤나무에도 훌륭한 감나무 가지를 접붙이면 훌륭한 감나무가 되는 것입니다. 사람의 경우에도 부모가 훌륭한 사람이라 해서 그 아들딸까지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법이 없습니다. 부모보다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부족한 자식이라 해도 훌륭한 스승을 만나 좋은 교육을 받게 하면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니 자식을 훌륭한 스승에게 맡겨 바르게 가르치라는 교훈을 새겨 실천하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감나무는 자식을 바르게 가르치라는 교자이정(敎子以正)의 상징처럼 여겨 왔습니다. 배(梨-이)
자손들에게 배처럼 깨끗한 마음을 지니고, 깨끗하게 가다듬어, 맑고 깨끗하게 살라는 조상들의 소망과 가르침이 배에 담겨 있습니다. 배꽃은 꽃 중에서 가장 순수하게 희답니다. 열매인 배 살도 맑고 흽니다. 맛도 그 빛깔처럼 순수하고 담백합니다. 후손들이 세상의 여러 가지 빛깔(오염)에 물들지 말고 배처럼 순수하게 흰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거짓이나 나쁜 생각에 물들지 않는 깨끗한 마음, 깨끗한 삶이라 해서 우리 옛 선비들은 배꽃과 배를 유난히 좋아하였습니다. 우리 겨레는 먼 옛날부터 배꽃과 배를 좋아하면서 흰 옷을 즐겨 입고 살아 백의민족(白衣民族)이라 했습니다. 배나무는 고대부터 우리 나라에 있어온 우리 나라 특산 나무였기에 곳곳에 배나무골 배티재(梨峙) 이평(梨坪) 이곡(梨谷) 등 배나무 관련 지명이 많습니다. 늦었지만 최근 정부에서는 전국의 산에서 오래된 우리 토종 배나무를 찾는 대대적인 조사 사업을 한 바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