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보내신 분 웃으세요..그냥..

2005. 7. 6. 오전 10:10:16

글자

 
 <이등병> 
 
부모님 전상서
 
북풍한설 몰아치는 겨울날 불초소생 문안 여쭙습니다. 
 
저는 항상 배불리 먹고 잘 보살펴주시는 
 
고참님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대한의 씩씩한 남아가 되어 
 
돌아갈 그날까지 건강히 지내십시오. 
 
 
<이등병 어머니> 
 
사랑하는 아들에게 
 
군대에서 소포로 온 네 사복을 보고 밤새 울었단다. 
 
추운 날씨에 우리 막둥이 감기나 안걸리고 생활하는지 
 
이 엄마는 항상 걱정이다. 
 
집안은 모두 편안하니 아무생각 말고 
 
씩씩하게 군생활 잘하길 빌겠다. 
 
 
 
<일병> 
 
어머니께... 
 
열라게 빡센 훈련이 얼마 안남았는데
 
어제 무좀걸린 발이 도져서 걱정입니다. 
 
군의관에게 진료를 받았더니 배탈약을 줍디다. 
 
용돈이 다 떨어졌는데 빨리 부쳐주지 않으면 
 
옆 관물대를 뒤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병 어머니> 
 
아들 보아라. 
 
휴가나와서 네가 타간 용돈 때문에 
 
한달 가계부가 정리가 안된다. 
 
그래도 네가 잘 먹고 푹 쉬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기분은 나쁘지 않구나. 
 
다음 휴가 나올때는 미리 연락주기 바란다. 
 
돈을 모아놔야 하거든... -_-;; 
 
그리고 군복 맞추는 값은 입금시켰으니 
 
좋은 걸로 장만하길 바라마. 
 
(ps. 니네 아빠 군대 때는 그냥 줬다던데.) 
 
 

<상병> 
 
엄마에게. 
 
엄마 왜 면회 안와?! 
 
아들이 이 촌구석에서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데... 
 
어제 김일병네 엄마는 먹을거 잔뜩 사들고 와서
 
내무실에 풀고 외박 나가서 
 
아나고 회도 먹었다더라~ 엄마는 가끔 
 
내 친엄마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투덜~투덜~ 
 
 
 
<상병 어머니> 
 
아들아~ 
 
수신자 부담 전화는 이제 그만하기 바란다. 
 
어째서 너는 군생활을 하면서 
 
전화를 그렇게 자주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무슨 놈의 휴가는 그렇게 자주 나오냐? 
 
누굴 닮아 저 모냥이냐고 
 
어제는 아빠와 둘이 대판 싸웠다. 
 
내가 이겨서 너는 아빠를 닮은 것으로
 
결정났으니 그리 알거라 ^^ 
 
 

<병장> 
 
여기는 사람 살 곳이 못되. 
 
어떻게 군생활을 지금까지 했나 내가 생각해도 용해~ 
 
똥국을 너무 많이 먹어 얼굴에 황달기가 돌아 미치겠어 
 
글구 보내준 무스가 다 떨어졌으니 하나 더 보내줘 
 
헤어스타일이 영 자세가 안잡혀~ 
 
그리고 놀라지 마. 
 
어제는 내가 몰던 탱크가 뒤집어져서 고장났는데, 
 
사비로 고쳐야 된대~ 
 
엄마... 100만원이면 어떻게 막아볼 수 있을 거 같은데... 
 
다음주까지 어떻게 안될까? 
 
 
 
<병장 어머니> 
 
니 보직이 PX 병이란 사실을 이제야 알아냈다. 
 
땡크 고치는데 가져간 돈 
 
좋은말로 할 때 반납하기 바란다. 
 
요즘 가정형편이 어려우니 
 
차라리 거기서 말뚝이나 박았으면 좋으련만... 
 
니가 쓰던 방은 어제부터 창고로 쓰고 있다. 
 
벌써 24개월이 다 지나간걸 보니 착잡하기 그지 없구나.  
 
 
   

댓글 10

  • 2005년 7월 6일 오전 10:11

    저도 두 아들을 군에 보냈던 사람이라. 조금의 위로가 되라고...죄송합니다.

  • 2005년 7월 6일 오전 10:26

    이 글을 보고 쌍구가 위로를 받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 2005년 7월 6일 오전 10:50

    요한 형제님 글보구 울다가 스테파노 형제님 글보구 웃다가 ...^^ 암튼요~ 우리의 대한건아들 모두모두 영육간에 건강하기를 빕니다.

  • 2005년 7월 6일 오후 5:37

    푸른 군대를 아십니까? 군인들이,아니 모두가 영적인 군대+군인이 되었으면 합니다. 충성 (하느님께)

  • 2005년 7월 6일 오후 7:27

    전.의경이 논산훈련소에서 6주 훈련&#48211;고 배치 받아 오면 가득 긴장되어있는 모습이 놀란 토끼 모습이지요~~!그러나 1개월 정도가 흐르면 서서히 적긍하게 되고 6개월만 넘어지면 뺑돌거리면 말 안들어요~~!두럽고 무서운 초심의 마음 어디로 가고 뺑돌대는 대원들 앨미울 때가 있을 정도 군에도 사람사는 곳 그곳도 훈훈한 인정이 넘쳐난답니다~!

  • 2005년 7월 7일 오전 12:28

    진짜 이 글 되게 웃겨요... 음.. 쌍구 형제님 생각하면 웃으면 안 되는디... 그래도 웃음난다...ㅋㅋㅋ 형제님, 드디어 글 올리셨네요. 첫 글인데 너무 인상적이에요. 재밌구~

  • 2005년 7월 7일 오전 12:51

    너무 재밌어요. 이제 재미난 글이 눈에 들어오네요. 우리 엄마가 지금 함께 있는 동생에게 한 말과 똑같아요. 제 동생은 강원도 어느 바닷가 화기소대, 어쩌고 했던것 같은데, 제 동생 키만 멀대같이 커가지고는~~

  • 2005년 7월 7일 오후 8:00

    재민는 짜꿍아찌 이제는 재니들렸다,,, 으히히히히

  • 2005년 7월 8일 오후 3:52

    형제님, 수정 버튼 건드리셨죠?^^ 홈맹 탈출기도 실은 손봐야할 곳이 너무 많은데, 이렇게 될까봐 차마 못건드리고 그냥 있지요.^^; 더 건드리면요 글 날려야 하거든요... 그럼, 댓글들도 사라지니...ㅋㅋㅋ

  • 2005년 7월 8일 오후 10:04

    우리반에서 수정 만져서 퍼져, 삭제 했는데 여기도 어떤땐 말짱하다 지금보니 또 말썽이네요. 초딩 수준이니. 함부로 만질 수도 없고, 덧글 날라가면 욕먹으니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