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글을 읽고, 오늘 이 글을 읽을 때까지; 평생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밑 빠진 독에 진천(眞川)의 물을 가득 채울 방법을 생각해 보셨습니까?
어제에 이어 계속합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저녁노을로 붉게 물든 하늘을 한참이나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한 제자가 벌떡 일어나더니, 울타리 옆에 기대어 세워져 있던 지게의 작대기를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그 밑 빠진 독을 사정없이 후려쳐 깨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별안간 터져 나오는 날카롭고 큰 소리에 모든 제자들이 놀라 어찌할 줄 모르고 쳐다만 보고 있는데도 스승인 훈장은 분명 방안에 있으면서도 문을 열고 내어다 보기는커녕 단 한마디의 말도 없이 조용하기만 했습니다. 다른 제자들이 훈장의 방문(房門)과 독을 깬 제자를 번갈아 쳐다보면서 스승의 불호령이 떨어지리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있는데, 한참동안, 그 독을 조각조각으로 부셔버린 그 제자가 아무 말도 않고 스승의 방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습니다. 잠시 후............., 그런 모양을 보고나 있었다는 듯이, 여니 때와 조금도 다름없는 훈장의 목소리가 방안에서 흘러 나왔습니다. “날이 어두워지고 내 방에 불이 켜지거든 너희들 모두 내 방으로 오너라.”
그 날 저녁에는, 모든 제자들이 저녁 먹는 일도 잊어버리고 훈장의 방에 불이 켜지기만을 기다리며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물론 모든 제자들의 생각은, “이제 야단이 나도 큰 야단이 나겠구나...”하는 그런 마음이었겠지요.
일각(一刻)이 여삼추(如三秋)라고 했던가? 초조하고 불안하고 긴장된 마음으로 훈장의 방에 불 켜지기만을 기다리는 제자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날따라 다른 날보다 훨씬 늦게까지도 훈장의 방문은 어둠에 휩싸여있을 뿐 ‘반딧불’만한 작은 반짝임도 없이 조용하고 어둡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기다리기를 얼마인가? 밤도 한참 이슥해서야, 훈장의 방에 불이 밝혀졌습니다. 그리고는, “모두들 빨리 내 방으로 오너라.”하는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눈이 빠지게 기다리던 제자들은 너도 나도 훈장의 방으로 달려갔습니다. 혹 뒤늦게 들어갔다가는 어떤 호통을 당할지 몰라 서둘렀고, 미처 신발도 못 신고 맨발로 달려가는 제자까지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또한 무슨 해괴(駭怪)한 일일까요? 미처 모두가 방안으로 다 들어가기도 전인데... 훈장이 등잔불을 훅 불어 끄는 것이 아닙니까? 달려 들어가던 제자들이 어찌 됐겠습니까? 별안간 깜깜해지는 훈장의 방문턱 앞에서 엎어지고 고꾸라지고 한동안 소란이 벌어질 수밖에요. 그러한데도, 훈장은 단 한 마디 말도 없이 조용하기만 했고 다시 불을 켜려는 기색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어둠 속 잠시의 소란과 혼란도 잠잠해지고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사방이 고요해지자, 부싯돌을 두드려 불을 붙이고 등불을 밝힌 훈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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