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 빠진 독에 물 붓기~~(1)

2005. 7. 5. 오전 12:00:38

글자

    옛날, 어느 고을에
    매우 유명한 기인 훈장(奇人 訓長) 한 분이 있었습니다.
    그는 언제 어디서 이곳으로 왔는지도 확실하지 않았고
    가족이 몇이나 되는지 나이가 얼마나 되는지
    어떻게 생계(生計) 유지를 하는지조차 자세히 아는 사람이 없었으며
    더구나, 다른 훈장들과 다른 특이(特異)한 점이 있었으니,
    제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의 나이가 적고 많고를 따지지 않았고
    어떤 책을 가지고 시간을 정해 가르치는 법도 없었으며
    개울가나 산 속으로 제자들을 데리고 가서는
    아무 말도 없이 제멋대로 놀게 내버려두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쉽게 말한다면,
    오는 제자 막지 않고 가는 제자 잡지 않으며
    "네 스스로 알아서 해라."하는 것이 그의 가르침 전부였다고 할까요?
    다만 하나,
    그의 제자가 되겠다고 오는 사람마다에게 꼭 한 가지 숙제를 내어주고는
    그 숙제를 풀어야만 참 제자로 받아들이겠다는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때는 제자가 많을 때도 있고
    어떤 때는 단 한 명의 제자도 없이 홀로 산중을 돌아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제자가 많다고 즐거워하지도 않았으며
    제자가 없다고 서글퍼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를 기인 훈장(奇人 訓長)이라는 말로 불렀습니다.
    그러한데도 그를 찾아오는 제자들이 끊이지 않는 것은
    그의 첫 숙제를 풀고 참 제자가 되어, 가르침을 받는 제자는
    "평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라는 소문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소문이 어찌나 널리 퍼졌는지
    괴나리봇짐을 짊어지고 그를 찾는 제자들의 행렬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이어졌습니다.

    그의 제자가 되겠다고 찾아온 사람에게 그가 내어주는 숙제란,
    그의 거처(居處) 앞에 놓여있는 독(항아리)에
    "진천(眞川)의 물을 가득 채워보아라."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독'이라는 것이 말만 '독'일뿐,
    밑바닥은 다 깨어져 나가고 없어져서 거의 원통(圓筒)에 가까운 모양이었고
    게다가 놓여있는 장소가 자갈투성이 땅이었으며
    진천(眞川)이라는 이름의 개울은
    그 곳에서 족히 10리는 될 곳에 있는 작은 계곡이었으니...
    그 어느 누가 생각해도
    진천(眞川)의 물로 그 독을 가득 채우기란 불가능한 일임이 뻔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제자가 되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들 가운데 어떤 이는
    그 숙제를 받는 즉시
    훈장을 '미친 사람'으로 여기고 되돌아가기도 했으며
    어떤 사람은 며칠을 궁리하며 훈장을 따라 다니면서
    혹시나 어떤 가르침을 주지나 않을는지 기다리기도 했지만
    아무에게도 그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한 번 그 훈장의 제자가 되어 보시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그 독에 진천(眞川)의 물을 가득 채워
    평생을 행복하게 사는 방법에 대한 가르침을 배우고 싶지 않으신가요?

    [내일 계속하겠습니다.]



]

댓글 7

  • 2005년 7월 5일 오전 12:03

    글이 좋아서 퍼왔습니다~!!

  • 2005년 7월 5일 오전 5:23

    아녜스씨 안녕~~좋은글 잘 읽었는데요..그 훈장 아직 살아 있어요???ㅎㅎㅎ

  • 2005년 7월 5일 오전 7:43

    땅콩 잘 있었어 , 그래 제자는 몇명이나 되였는고 어리석은 중생을 우롱하면 안되는데 독을 들고 뛰어갈까? 장마와 더위에 영육간에 강건 하시게 오라버니가

  • 2005년 7월 5일 오전 9:35

    저도 지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하고 있는데요~ 우리 사부님은 하던대로 계속 하라시던데???? 그 훈장님은 뭐 좀 다른 방법이 있을랑가요?

  • 2005년 7월 5일 오후 12:36

    그 밑빠진 독을 들어다가 진천물에 담궈놓으면 되는 것 아닌가요?

  • 2005년 7월 5일 오후 5:53

    역시 수제자로군, 독을 지고 뛰어가는 저기 저 남정내가 혹 안드레아 라고 하는 과객은 아닌지, 이번 과시에 학실이 장원 급제하겠군, 기골은 진골이야.. 어험..

  • 2005년 7월 5일 오후 8:01

    좋은글 읽고 그냥 가자니 왠지 ..... 감사함돠. 내일 기다림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