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거리의 모습들이 제법 낯설게 다가오는 것이
4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을 세삼 느끼게 합니다.
지난 4년간.. 제주도에서의 선교사 삶은
한마디로 하느님의 크나 큰 은총의 삶이었으며 축복의 삶이었습니다.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또한 어려운 여건아래에서도 기쁨과 즐거움은 물론 슬픔까지도 함께 나누면서
신앙공동체를 일구어온 모든 교우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돌이켜보면 결코 짧지만은 않은 4년에 가까운 시간들이었습니다.
제주의 전형적인 중산간의 평화로운 마을,
그래서 마치 아시시 마을을 연상하게 하는 조수공소에서의 2년,
그리고 섬과 바다, 낙조가 아우러지는 바닷가 마을,
성 김대건 신부님께서 사제 서품을 받으시고 이 땅에 첫 발자취를 남기신 포구,
그 포구에 소재하는 용수공소에서의 2년..
두 곳의 공소와 본당에서의 다양한 선교 체험은
선교사로서의 삶에 더없는 소중한 밀알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은혜로운 것은 그곳 교우들과의 신앙적 교감이었습니다.
그들의 소박한 삶은 나의 거울이 되어주었으며
그들의 진솔한 신앙은 나의 빛이 되어주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여러분과 같이 지내면서 여러분의 믿음과 나의 믿음을 통하여
다 함께 서로 격려를 받으려는 것입니다." ( 로마 1,12 )
작은 공소 경당안을 가득메운 교우들과 함께한 송별미사는
그분들의 따스한 정을 더욱 느끼게 하였습니다.
일에 묻혀 닳고 닳은 손가락을 펴지 못해 굽은 체 성체를 영하시는
우리 할머니들의 얼굴이 떠올라 발걸음이 차마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분들의 신앙 안에서 얻은 소중한 밀알을 가슴에 안고 떠날 수 있어 기뻤습니다.
자식처럼 사랑해주신 할머니들의 따뜻한 정을 가슴에 안고 떠날 수 있어 기뻤습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올 한해도 모두 모두 건강한 한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최용오 알벨도
ps. 제주교구 선교사 사직 의사를 1개월전에 교구에 표명하였고
지난 12월 말일자로 퇴임하였습니다.
잠시 휴식과 피정을 통하여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또 다른 여정을 떠나려합니다.
많은 기도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