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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재발견_26호] -문화재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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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전통 문양 [김선태] |
우리나라 문자인 한글을 보노라면 우연치 않게 파리에서 동양적인 정체성을 조형언어로 담기위해 애쓰신 고암 이응노선생님의 회화작품이 연상된다. 지난 2004년 그의 탄생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전시회에서 기호화된 문자와 인간형상을 생명력있게 표출시켜 감동을 자아내게 하였다. 특히 그는 우리의 한글을 어떠한 형식에도 구애받지 않고 그만의 독창적인 추상세계로 전개시켜 유럽인들에게 큰 감명을 주었던 것이다.

얼마 전 신문 기사를 보던 중 프랑스 파리에서 한 패션쇼가 생각이 난다. 그 패션쇼에는 파리 사람들보다 우리의 눈에 더 익고 정겨운 한글이 쓰인 옷을 입고 있는 모델들이 서 있었다. 패션디자이너 이상봉씨가 제작한 이 옷들은 상·하의 곳곳에 한글을 새겨 넣은 것으로 그동안 우리나라가 한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던 유럽인들에게 확실하게 알려 준 계기가 되었으며, 한글이 패션에 사용 될 수 있는 또 하나의 문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사례였다. 또한 최근 몇 년 사이에 집안에서 쓰는 가전제품에도 화려한 색상이 들어가면서 아름다운 꽃문양이나 우리나라의 전통문양이 시문되는 예도 종종 보인다. 한 예로 몇 년 전에 고구려의 삼족오와 봉황이 시문된 가전제품은 상당한 인기를 끌었었고, 나 역시 그 제품을 보며 ‘우리의 전통문양도 21세기를 살아가는 요즘에 잘 녹아 들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상당히 충격을 받았었다.

이렇게 요즘 국내외를 막론하고 한국의 전통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고, 모든 산업분야가 아날로그방식에서 디지털화되어 가면서 많은 분야에서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다양한 컨텐츠 요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런 추세에 발맞추어 우리전통문양에 대한 원형기록화 작업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최근 우리 연구소 미술공예연구실에서는 각종 문화재에 나타난 문양의 원형을 충실히 기록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유물 재질에 따라 순차적으로 도자 · 목칠공예 · 금속공예 · 회화 · 기와 · 단청 · 석조물 편을 지속적으로 발간할 계획이다. 작년에는 그 첫 번째 작업으로 직물에 나타난 아름다운 무늬를 모아 『우리나라 전통 무늬 1 - 직물』도록을 발간하기도 하였다. 이 도록에는 고대에서 근세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직물에 표현된 한국 고유의 아름다운 무늬를 엄선하여, 그것을 전공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까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유물 사진 및 세부 문양 사진, 일러스트를 수록하였다.
문양은 인간이 빈 공간에 대한 공포를 해소하기 위하여 무엇인가 끊임없이 채우고자 하는 욕구에 의해 생겨났으며, 빈 공간을 일정한 패턴으로 아름답게 꾸미고자 하는데서 출발하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문양은 인간이 사용하는 모든 물건을 비롯하여 생활공간에 표현되어 고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또한 미래에도 인간과 함께 할 것이다. 우리 전통문양의 활용이 조금씩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문화재를 공부하는 우리 연구자들이 조금 더 열정적으로 전통문양을 모아 정리하여 준다면 그 활용도는 지금 현재에도 더 나아가 먼 미래에도 무궁무진 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어쩌면 물건을 만드는 디자이너나 그 물건을 사는 고객들은 이미 우리의 전통 문양과 현대의 물품의 조합을 원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무한경쟁에 돌입한 21세기,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라고 외칠 수 있는 문화 자부심을 우리스스로 가질 수 있도록 문화유산을 알고 가꾸는 일은 이제 누구 한사람의 몫이 아니라 전인류에게 부과된 책임이자 임무가 되었다. 여기에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자산으로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가치창출과 다양한 콘텐츠 개발 보급의 일환으로 전통문양에 대한 기록화 작업을 통해 앞으로 전통문양을 현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높아 질 것이며 그 활용 범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상상을 초월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 미술공예연구실장 김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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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일 2007-03-23 13:51:00.0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