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이야기 78

2006. 9. 21. 오후 1:23:36

글자

자신감을 찾은 설기현의 놀라운 활약

수많은 사람이 어울리고 또 경쟁하며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자신감’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넘치면 오만이 되고 부족하면 대열에서 낙오되기 십상이지만, 적당하고 충만한 자신감은 한 개인이나 단체 혹은 사회를 더 강하게 만들어주는 원천이다.

이런 자신감을 갖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스포츠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똑같이 50씩의 전력을 가지고 있는 상대와 붙더라도 승률이 높은 쪽은 더 확실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쪽이다. 혹은, 불리한 여건에서도 이길 수 있는 힘이 되어주는 것 또한 자신감이다.

최근 우리네 축구에서도 잃어버렸던 자신감을 찾은 선수들의 활약에 많은 축구팬이 기쁘고 뿌듯한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기량에 비해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던 정조국(FC 서울)은 불안했던 지난날을 접고 화려하게 비상하고 있고, 정조국과 잘 어울리는 파트너인 최성국(울산 현대)도 빠르게 성장하며 그저 가능성에만 그쳤던 자신의 기량을 현실로 만들어내고 있다.

그리고 ‘자신감’이란 단어에 가장 적합한 또 한 선수가 있다. 긴 기다림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입성한 빅 리그에서 비로소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는 설기현(레딩 FC)이다.



지난 5월, 세네갈전에서 떨어뜨렸던 얼굴

이미 성공적인 프리미어리그의 데뷔와 국내에서 열렸던 아시안컵 예선 두 경기의 모습으로 설기현의 위상은 독일 월드컵 이전과 현저하게 달라졌다. 독일 월드컵에서 주전 자리를 지키지 못하며 풀 죽어 있던 설기현은 이제 없었다. 명실상부한 레딩 FC의 에이스로 부상한 설기현은 소속팀과 한국 국가대표팀의 주축 선수로 거듭나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지난 5월 23일. 독일 출정에 앞서 벌어진 두 차례의 평가전 중 첫 경기였던 아프리카의 강호 세네갈과의 경기. 설기현은 중앙선 오른쪽 부근에서 공을 잡고 패스할 곳을 찾지 못해 우리 진영으로 드리블하다 위기를 자초했었다. 게다가 경기가 1-1무승부로 끝나면서 실망한 축구팬들은 ‘설기현 역주행’이란 말을 만들어내며 비난의 화살을 쏘아 올렸다.

그렇지 않아도 당시 소속팀이었던 울버햄튼에서 주전을 놓치며 떨어진 자신감이 대표팀에 와서 더 떨어지는 계기가 되었고, 국내에서 찾기 힘든 유럽형 공격수라는 찬사 대신 설기현에게는 이 ‘역주행’이란 수치스러운 단어가 쫓아다니기 시작했다.

월드컵을 직전에 두고 일어난 일이라 팬들의 비난은 엄청났고, 이어 벌어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경기에서 설기현은 선제 결승골을 터트렸지만 기뻐할 수 없었다. 세네갈전에서 받았던 충격과 상처의 크기가 너무나도 컸기 때문이었다.

당시 골을 넣고도 씁쓸해하며 가벼운 미소조차 머금지 못했던 설기현의 표정은 정말로 안타까운 것이었다. 통상 골을 넣은 수훈 선수나 인기 선수를 인터뷰하게 되는 믹스트존 인터뷰에서도 설기현은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빠져나갔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 승리의 1등 공신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런 설기현에 대한 비난의 강도가 예상보다 훨씬 더 컸던 이유는 독일 월드컵 출정을 앞두고 펼쳐지는 국내에서의 마지막 점검 차원의 경기였다는 점과, 측면 공격수로 경쟁을 펼치던 이천수가 예전의 이미지와 기량에서 탈피해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 긴 세월을 유럽에서 보내며 가장 유럽에 가까운 공격을 펼치는 선수라는 팬들의 기대가 한 번에 무너졌기 때문이었다.

이런 설기현의 무너진 자존심과 떨구어진 얼굴이 지난 독일 월드컵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조금 해소되긴 했지만, 아직 설기현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량을 그라운드에 모두 펼쳐보일 수 있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완전해지지 않았었다. 최소한 레딩 FC의 부름을 받고 한국인으로서 세 번째 프리미어리거가 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설기현을 믿어준 한 사람, 레딩 FC의 스티브 코펠 감독

중국의 유명한 고전인 삼국지에는 유비의 아들인 아두를 구하기 위해 조조의 수만 대군을 상대하며 적진을 뚫고 달려온 조운에 관한 일화가 있다. 조운은 아두를 구해 유비에게 안겼지만, 유비는 자신의 핏줄인 아두를 바닥에 팽개치며 ‘자식 때문에 유능한 장수를 잃을 뻔했다.’라며 한탄했었고, 자신을 아끼는 유비의 사랑에 감동한 조운은 평생을 받쳐 유비를 지킬 것을 맹세했었다고 한다.

자신의 능력을 인정해주고 그 능력에 대해 무한한 신뢰와 사랑을 보내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라도 그 사람에게 자신의 인생을 걸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을 것이다. 모든 사람이 고개를 흔들며 가능성을 무시할 때 설기현의 가치를 인정해준 사람이 있었다. 바로 레딩 FC를 이끌고 있는 스티브 코펠 감독이다.

06/07시즌 챔피언십에 머문 울버햄튼에서도 주전 자리를 찾지 못했던 설기현이 프리미어리그와 승격한 레딩 FC에서 이번 시즌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사실 많지 않았다. 조금씩 프리미어리그 이적설이 들려오긴 했지만, 이적 시즌에 들을 수 있는 단순한 루머 정도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코펠 감독은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위한 카드로 내심 마음에 두었던 설기현을 지목했다. 그것도 레딩 역사상 최고액을 지불하면서 말이다. 코펠 감독은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와의 챔피언십 경기에서 언제나 우리는 당황하게 했다.’라며 설기현의 플레이에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스티브 코펠 감독의 무한한 신뢰와 믿음은 설기현으로 하여금 잃어버렸던 자신감을 찾는데 너무나도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게 되었다. 감독의 그런 믿음에 힘을 얻은 설기현은 시즌 개막 전에 치러진 프리 시즌에서부터 위력을 발휘하며 팀을 이끌 주축 공격수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리고 비로소 찾기 시작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설기현은, 자신이 갖고 있던 기량 모두를 그라운드에 남김없이 쏟아낼 수 있는 힘을 얻게 된 것이었다.

그렇게 찾은 자신감은 주춤거렸던 드리블의 방향과 패스의 선택에 대한 정확하고 빠른 판단력을 가져오게 만들었고, 감독의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 더 많은 움직임과 부지런함을 보이며 레딩의 공격진은 물론이고 팀 전체를 이끌어가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을 지난 3일과 6일, 한국에서 펼쳐진 아시안컵 예선에서도 그대로 보여주며 완벽하게 부활했음을 국내 축구팬에게도 입증해 보였다.

자신을 믿어준 사람과 자신을 믿는 팀원들을 바탕으로 잃어버렸던 자신감을 되찾고, 또 그 자신감을 원천으로 경기에 임하면서 한국형 스나이퍼로서의 진가를 되찾은 것이다.


▲프리미어리거로서의 진정한 도전은 이제부터

설기현이 이끄는 프리미어리그 새내기 레딩 FC의 초반 성적은 눈에 띈다. 5경기밖에 소화하지 않은 초반이긴 하지만 3승 2패로 승점 9점을 기록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등의 뒤를 이어 리그 6위에 올라 있다. 지난 챔피언십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우승을 차지한 레딩의 바람이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레딩과 설기현의 진짜 도전은 오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레딩은 24일, 전통의 명문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대결을 시작으로 10월 1일엔 웨스트햄을 상대로 경기를 벌이고 15일과 22일에는 각각 첼시와 아스널을 상대로 일전을 치르게 된다. 이후엔 리버풀과 토트넘이 기다리고 있다. 레딩은 물론이고 설기현도 진짜 실력을 점검받을 경기들이 연이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 경기들에서 설기현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상대 윙백, 혹은 수비진을 상대로 경기를 풀어야 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는 잉글랜드와 프랑스 대표팀 출신으로 짜여진 건실한 수비 라인이 버티고 있고, 첼시에는 존 테리의 마지막 수비에 도달하기 전 클로드 마켈렐레와 마이클 에시엔이 버티는 막강한 중원과 싸워야 한다.

최고의 스쿼드와 강력한 전력을 자랑하는 우승 후보들과의 연이은 대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레딩은 물론이고 설기현의 위상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최근 보여주고 있는 설기현의 모습이라면, 최고들과의 대결에서도 좋은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설기현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주목을 받으면 받을수록 설기현을 경계하고 연구하는 상대들도 늘어간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최근 2개월 동안의 모습이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으며 예전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면, 앞으로는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자신의 기량에 새로운 무기를 장착해 한 번 더 도약해야 하는 것이다. 우선 전후반 풀타임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더 보강하고, 퍼스트 볼 터치와 마지막 패스의 질을 높이는 것에 신경을 써야 한다.

설기현의 부활은 자신감을 잃고 살아가던 많은 사람에게 그리고 슬럼프에 빠져 있던 많은 동료에게, 큰 교훈과 힘이 되고 있다. 최근 설기현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들은 자신감이 얼마나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너무나도 훌륭한 교본이었다. 충만해진 자신감을 바탕으로 설기현이 레딩 FC를 이끄는 공격수에서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할만한 공격수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펌글)

 

 

 

 

 

2.운동장에서

 

어제(9/20)밤에 늦게 들어가 스포츠 뉴스를 보니까 프로팀 전북이 AFC참피언스리그에서 4강에 진출하였다고...

지난번 1차전에서 2명이 퇴장되고0-1로 졌는데,홈에서 4-2로 역전하였습니다.

축구에서 역전승은 팀은 물론 팬들도 열광합니다.그 쾌감이란?

그리고,역전승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경기를 하다보면 흐름이 보입니다.

뛰는 선수들은 잘 모르지만 ,지켜보면 맥을 집어줄 수는 있지만 과연 경기를 소화하는

선수가  응용 하여 경기의 흐름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능력과 투지가 있어야만

가능한거지요.

 

다가온 추계대회 경기에서 우리는 상대에게 선제골을 줄 수도 있지만 그것에 실망하지

않고 경기를 잘 이끌어 나간다면 역전승도 할 수 있습니다.

코치진에서는 예상 시나리오에 의거 순발력있게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하여야 할 것입니다.

축구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는 것,  우리는 명심하여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집에서 식탁에 앉게 되셨는데, 마침 많은 세리와 죄인도 와서 예수님과 그분의
제자들과 자리를 함께하였다.

 (마태오 복음 9장 9-13절)

 

 

친교의 삶...

댓글 1

  • 2006년 9월 22일 오전 11:22

    우리가 한다....